윤석열 대통령이 기습으로 선포한 '비상계엄령'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가운데,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모여 일제히 계엄 철폐를 촉구한 시민들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전날 오후 10시 25분께 윤 대통령이 예정에 없던 긴급 대국민 담화를 열고 비상계엄령을 선포하자, 국회로 향한 1500명 상당의 시민들은 '계엄 해제' 구호를 외치며 계엄 반대 의사를 표출했다.
4일 아침까지 국회를 지킨 시민들은 이날 오전 1시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된 후에도 윤 대통령의 계엄 해제 선포를 기다렸다.
"진짜 국민들의 모습 윤 대통령에게 보여주고파"
국회 정문에 마련된 간이 무대에 올라 애국가를 부르며 윤 대통령의 '탄핵'을 외친 시민들은 국회로 달려온 '국민'들의 모습을 윤 대통령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대학생 A씨는 매체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오전 수업이 있어 걱정했지만 한 사람이라도 더 모여야 한다는 생각만 들었다"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계엄을 선포하면서 국민을 위한다고 한 윤 대통령에게 '진짜 국민이 여기 이렇게 많이 모여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또 다른 시민 B씨는 "국회에 헬기와 장갑차가 지나가는 걸 보고 공포감이 몰려왔다"며 "지금 자리를 떠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여기 모인 다른 분들하고 같이 아침을 맞이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 25분께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자유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회가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되어 입법독재를 통해 국가의 사법·행정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회는 4일 오전 1시께 본회의를 열고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은 재석 190명, 찬성 190명으로 가결됐다.
헌법 제77조 5항에는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요구한 때에는 대통령은 이를 해제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