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자전거를 타던 13살 A군이 서울 금천구 시흥동 한 삼거리에서 마을버스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시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A군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사고가 난 지역은 초등학교 인근 이면도로로 시속 30㎞ 속도 제한 구역이기는 했으나 학교 출입문으로부터 300m 이내의 '어린이 보호구역'은 아니었다.
속도 제한이 있는 도로여서 버스가 과속을 한 것은 아니었는데, 사고 발생에는 '불법주차' 돼있던 차량이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8일 중앙일보는 A군은 사고 당시 불법주차 돼있던 차량에 의해 시야가 가려졌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당시 거리를 비추는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상가 앞, 폭 7m 이내 편도 1차선 도로에 차량 두 대가 불법주차 돼 있었다고 전했다.
늘 사고 많던 곳...알고 보니 '보행자사고 다발지역'
상가에서 친구를 따라 나온 A군은 자전거를 끌고 이 사이로 빠져나오다가 비보호 좌회전 신호를 받고 들어오는 버스와 부딪힌 것이다.
CCTV 영상을 분석한 경찰은 "A군이 불법주차 차량 사이로 나오다가 도로에 진입하는 버스를 놓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곳을 이용하는 주민들에 따르면 사고가 난 삼거는 늘 불법 주정차가 많아 불편을 초래했다. 사고가 난 뒤에도 여전히 불법 주정차가 성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에도 사고가 다수 발생했다고 한다. 잊을만 하면 사고가 날 정도로 사고 빈도가 높다고 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실제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은 지난해 이 시흥동 삼거리를 '보행자사고 다발지역'으로 지정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이 부근에서만 9건의 보행자 사고가 발생했고, 피해자는 모두 중상을 입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금천구청은 '집중 단속'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팀'에서 금천구 전역을 단속하기 때문에 해당 구역만 늘 들여다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