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은 한 사람이 삶의 마지막에 할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일로 꼽힌다. 누구나 기증이 고귀하다는 사실을 알지만 신체 일부를 남을 위해 내어놓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다. 그런 어려움에도 삶의 마지막 순간 한 명에게 생명을 선물하고 하늘나라로 떠난 70대 여성이 있어 안타까움과 함께 감동을 안긴다.
27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평생을 남을 위해 봉사하며 살던 안명옥(70)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생명나눔을 실천하고 하늘의 천사가 되어 떠났다.
전북 정읍에서 8남매 중 첫째로 태어난 안 씨는 내향적이고 조용한 성격으로 사람을 대할 때는 진심을 다하였다. 작고 약한 동물을 보면 안쓰러워하는 순수한 마음을 가졌다. 젊은 시절에는 재봉사로, 최근까지는 건물 청소일을 하며 사회에 도움이 되고자 했다.
몸이 아파도 병원 한번을 찾지 않고, 언제나 쉬지 않고 움직이며 나보다는 남을 먼저 배려하고 가족을 보살피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2021년 기증 희망 등록 신청...아들이 쓴 눈물의 편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늘 보람을 느끼며 성실히 일하던 중 안 씨는 7월 1일 집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점차 몸 상태가 안 좋아져 10월 13일 뇌사 추정 상태를 진단받았다. 이후 가족들은 뇌사 장기기증에 동의, 간장을 기증하여 한 명의 생명을 살렸다.
안 씨는 2021년도에 기증 희망 등록을 신청하며 삶의 끝에 누군가를 살리는 아름다운 나눔을 실천하고 떠나고 싶다고 가족에게 이야기해왔다고 한다. 가족들은 그 약속을 이뤄주고자 기증을 결심하였으며, 좋은 일을 하고 떠나고 싶다고 했던 그 말을 지켜줄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안 씨의 아들 송진용 씨는 "어머니가 고생만 하시고 떠나신 거 같아서 더 아쉽고 안타까워요. 어머니랑 조금이라도 더 같이 살고 싶었는데, 지금도 어머니만 생각나네요. 어머니 고맙고 사랑해요"라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따뜻한 사랑을 베풀고 가신 기증자 안명옥 님과 생명나눔 실천에 함께 해주신 유가족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아름다운 사랑이 누군가의 생명이 되는 기적이 되었으며 더 많은 생명이 건강해질 수 있도록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