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도 혹독한 과정을 거쳐야 도전할 수 있는 피트니스 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50대 여성이 유방암까지 견뎌내고 1등을 차지한 사연이 전해졌다.
26일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 따르면 박향자 씨(59)는 2016년 병원에서 유방암 2기 진단을 받았다. 지인의 유방암 수술 소식을 듣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찾은 의학원에서 박 씨는 암을 발견하게 됐다.
그는 "처음 유방암 진단을 받았을 때는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나 하면서 세상을 원망했다. 하지만 암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극복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나 항암 과정은 생각보다 더 견디기 힘들었다. 수술과 항암 8회, 방사선 치료 33회 후 치료 후유증으로 부종을 겪고 걷기 힘들 정도로 관절통을 심하게 앓았기 때문.
재활 위해 운동 시작한지 2년 만에 대회서 수상
박 씨는 관절 주변 근육을 튼튼하게 만들면 통증이 완화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집 근처 헬스장을 찾았다.
이후 오전 8시 30분부터 낮 12시 30분까지 매일 운동한 그는 관절통이 좋아지고 오랫동안 겪었던 불면증도 사라지게 됐다고.
그는 "운동한 지 2년이 지났을 때 운동 선생님에게 나도 피트니스 대회에 나갈 수 있냐고 물어봤다"며 "선생님이 할 수 있다고, 하면 된다고 하시더라. 주치의께도 여쭤보니 좋은 도전이라고 응원해 주셔서 그때 마음먹고 대회 준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대회 준비는 혹독했다. 박 씨는 운동이 힘들어 구석에서 눈물을 흘릴 때도 있었다. 하지만 암 환자들을 위해서 '열심히 하겠다', '본보기로서 꼭 해내고 싶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그 결과 박 씨는 2022년 처음 출전한 PCA 경남 비키니 종목에서 2등, 2023년 출전한 WNC 부산 비키니 시니어 종목에서 1등을 수상했다.
그는 암 환자들에게 "힘든 시간을 견딜 수 있게 해준 건 바로 운동"이라며 "아프지 않았다면 이런 도전도 못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암과 싸우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힘들어도 일어나서 운동하셨으면 한다. 그리고 치료 도중에 외부의 너무 많은 정보에 귀 기울이지 말고 내가 선택한 병원과 의사 선생님을 100% 믿으라고 당부하고 싶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주치의였던 이온복 의학원 유방질환외과 과장은 "유방암 수술을 받은 환자 약 60%는 어깨 관절 움직임 둔화, 팔 근육 손실 등을 경험한다. 이러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수술 후 재활 운동을 하는 것이 환자의 신체 기능 회복에 도움을 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