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의 올해 정기 인사는 기존대로 '실력·전문성'이 중심이 됐다.나이·성별·출신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구광모 회장의 인사 기조가 유지됐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전날 계열사별 이사회를 개최하고 2025년도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임원 인사의 특징은 '경영 안정'이었다.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 과감한 혁신 드라이브보다는 위험을 제거하는 '안정'에 방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LG전자 조주완 사장과 LG디스플레이 정철동 사장은 새 부회장 후보로 거론됐지만, 이번 승진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LG 권봉석 최고운영책임자, LG화학 신학철 대표이사 등 '2인 부회장' 체제도 유지됐다.
지난해보다 승진 규모는 줄었다. 지난해에는 139명이 승진했지만 올해는 121명만 승진했다. 빠른 의사 결정이 가능하도록 임원 조직을 슬림화해 구조적 경쟁력 강화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룹 내 1980년대생 임원 수는 이제 모두 17명
다만 LG그룹은 나이, 성별, 출신을 따지지 않고 경쟁력을 갖춘 인재들을 과감히 발탁해 기회를 부여하는 인사 기조를 명확하게 유지했다. 2018년 구광모 회장이 자리에 앉은 뒤 이어온 것이다.
올해 인사에서 승진한 121명 가운데 신규 임원은 86명이다. LG그룹 내 1980년대생 임원 수는 모두 17명이 됐다. 5년 동안 3배 증가했다.
LG그룹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젊은 인재들에게 성장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와 환경을 제공해 그룹 내 변화의 속도를 한층 가속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미래 사업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LG그룹은 신규 임원 중 23%(28명)를 ABC(AI·바이오·클린테크) 분야에서 발탁했다. 여기에는 1980년대생 3명이 포함됐다.
여성 신규 임원은 7명이다. 고객 가치, 영업, 재무, 마케팅, 인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 리더가 전진 배치됐다.
나이·성별·출신을 따지지 않는 구 회장 리더십 아래, LG그룹 내 여성 임원 수는 2018년 29명에서 역대 최다인 65명으로 늘어났다.
LG그룹은 "도전적 목표를 세워 변화와 혁신에 속도를 높일 것을 강조한 구광모 ㈜LG 대표의 경영철학을 이번 인사에 반영했다"라며 "ABC를 중심으로 미래 준비를 철저히 하며, 각 분야에서 역량과 성과를 입증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변화를 가속하는 데 중점을 뒀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