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지역 청년에게 문화비를 지원하는 사업 혜택이 해당 내용을 미리 알고 있던 공무원들에게 쏠렸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19일 제주도감사위원회는 '제주청년 문화복지포인트 지원사업'과 관련한 조사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도지사에게 해당 사업을 담당한 부서 경고와 관련자 주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제주청년 문화복지 포인트 지원사업'은 제주도가 제주에 거주하는 청년(19~39세)에게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청년 1만 명에게 선착순으로 1인당 연 4만 원의 문화복지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도는 지난 5월 22일 오전 9시 사업을 공고하고 신청자를 받기 시작했다.
그런데 초반부터 신청이 몰리면서 4시간여 만인 오후 1시 11분에 조기 마감됐다. 당초 신청 기간은 6월 21일까지, 한 달간이었다.
순식간에 신청이 마감되자 제주도청 홈페이지에는 '공무원만을 위한 정책인 것 같다', '공무원 지인 없는 사람은 그냥 우롱당해야 하는 거냐' 등의 민원 글이 여러 건 올라왔다.
이에 대해 제주도 감사위원회가 조사한 결과 실제로 공무원들이 해당 사업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 수 있었으며, 일반인보다 상대적으로 공무원이 더 많이 신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무원들은 공고 이틀 전부터 사업 정보 알고 있어
도는 해당 사업에 대한 사전 공고 없이 접수 시작 당일인 지난 5월 22일에야 공고문을 게재했으며, 보도자료는 신청 시작 40분이 지나서야 배포했다.
반면에 제주도 해당 사업 부서는 공고일 이틀 전인 5월 20일, 본청과 직속기관, 사업소, 의회, 읍면동 등에 해당 사업의 공고 알림과 홍보 협조 요청문을 보냈다.
이에 공무원들은 해당 사업 정보를 이틀 정도 빨리 접할 수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신청자 1만 명 중 공무원은 1080명으로 제주 청년 공무원(3174명)의 34.03%를 차지한 반면, 일반인 신청자는 8920명으로 일반인 대상자(15만 5450명)의 5.74%에 불과했다.
감사위는 "대상 편중과 정보 제공 시기 불합리 등에 대한 다수의 민원이 제기되는 등 행정의 공정성, 투명성,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