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6일(목)

'문신토시'끼고 낚시객으로 위장한 형사들... 마약거래하던 불법체류자 16명 일망타진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gesBank


"보복이 두려워 신원을 밝힐 수는 없지만, 전남 해남군 일대에서 외국인 불법 체류자들이 집단으로 마약을 거래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마약 거래 장소와 시간을 알려드릴 테니 꼭 좀 잡아주세요"


지난 2월 서해지방해양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수사대 내선 번호를 통해 이 같은 제보 전화를 받게 됐다.


마약수사대는 '외국인들의 의심을 살 수 있다'며 조심스러운 접근을 강조한 제보자의 당부를 토대로 이들을 일망타진하기 위한 수사 계획을 치밀하게 준비했다.


전남 지역 사투리 쓰는 형사들, 현장에서 잠복수사 이어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수사대는 마약 거래가 이뤄지는 제보 현장에 전남 지역 사투리를 쓰는 소수의 형사를 추려 보냈고, 형사들에게 잠복수사를 권했다.


선팅이 짙게 된 차량에서 잠복수사를 이어간 지 2개월이 된 시점, 형사들은 오토바이를 탄 외국인이 정박 중인 선박에 접근해 검은색 비닐봉지를 전달하는 장면을 두 눈으로 포착할 수 있었다.


현장을 덮치기 전, 미리 구매한 문신 토시를 팔에 착용하고 낚싯대를 드는 등 인근 낚시객으로 완벽 위장한 형사들은 오토바이로 마약을 운반하던 태국 국적의 불법체류자 A씨를 검거하는 데에 성공했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이후 전남 섬 지역에서 마약을 투약한 이들의 순차 검거에 성공한 형사들은 소식을 듣고 인근 지역으로 도주한 불법체류자들까지 모두 검거했다.


지난 2월 제보자의 신고 전화를 시작으로 약 8개월 동안 수사를 벌인 마약수사대가 전남 해남과 진도 등 도서 지역에서 검거한 16명의 불법체류자들은 합성마약 야바·대마의 판매 및 투약 혐의를 받는다.


검거 과정에서 시가 3억 원 상당의 대마 3kg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 관계자는 "외부인에 대한 경계가 심하다는 시골 지역 특성을 이용해 잠복수사를 한 결과"라며 "밀반입한 마약을 국제우편으로 전달한 총책도 쫓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