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2월 05일(수)

현실이 된 '혹성탈출'... 태국 원숭이 200마리 우리서 탈출해 경찰서·민가 습격

태국 원숭이 200여마리 우리서 탈출


2020년 태국 롭부리 지역의 원숭이 무리들이 패싸움하는 모습 / Global News


태국의 한 동물보호소에서 원숭이 200여 마리가 우리를 탈출해 경찰서와 민가를 습격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 18일(현지 시간)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밤 중부 롭부리주 롭부리시의 한 동물보호소에서 원숭이 200여 마리가 달아났다.


이들 원숭이는 길거리를 배회하다 주변 경찰서와 민가에 난입했다. 경찰은 원숭이들이 경찰서 안에서 날뛰는 것을 막기 위해 경찰서 건물의 모든 문과 창문을 급하게 닫기도 했다.


롭부리시는 과거 원숭이 수천 마리가 사람과 어울려 살면서 관광 명물이 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관광객의 발길이 끊겨 먹이가 부족해지자 원숭이 떼가 먹이를 찾아 주거지를 침입하거나 주민을 공격하고 있다.


2020년 태국 롭부리 지역의 원숭이 무리들이 패싸움하는 모습 / Global News


관광객 발길 끊기면서 먹이 부족해진 탓


이들은 최근 주민들의 음식이나 휴대전화 등을 마구 빼앗아 달아나는가 하면 원숭이 수백 마리가 두 무리로 갈려 도심에서 패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결국 당국은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해 원숭이들을 집단 포획하고 중성화하는 등의 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원숭이들은 설치된 지 5~6년이 지나자 낡고 허술해진 우리를 마구 흔들어 빠져나갔다.


다만 탈출한 원숭이 대부분은 멀리 가지 않고 근처에서 먹이와 물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요일마다 원숭이에게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공양하는 근처 한 절에서 전날 음식을 차려 놓고 원숭이들을 부르자 약 40마리가 절에 왔다가 붙잡혔고, 지금까지 약 60마리가 다시 포획됐다.


국립공원·야생동식물 보호국은 도망간 원숭이가 너무 많아서 모두 잡는 데 2∼3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