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인공눈물 첫방울을 눈에 넣을 경우 미세플라스틱이 안구를 통해 인체로 흡수 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16일 고대안암병원 안과 김동현 교수와 한국분석과학연구소 정재학 소장 등 공동 연구팀은 인공눈물에 얼마나 많은 양의 미세플라스틱이 들어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시중에 유통 중인 히알루론산 성분 5개 제품(다회용 2개, 일회용 3개) 인공눈물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인공눈물을 똑바로 든 상태에서 뚜껑을 제거한 뒤 첫 방울을 버리고 남은 용액, 거꾸로 든 상태에서 뚜껑을 제거한 뒤 두 방울을 떨어뜨리고 남은 용액, 거꾸로 든 상태에서 뚜껑을 제거한 뒤 절반가량을 버리고 남은 용액으로 나눈 다음 미세플라스틱 함량을 분석했다. 분석에는 라만 분광법과 주사 전자현미경이 활용됐다.
분석 결과, 인공눈물을 똑바로 든 상태에서 뚜껑을 제거한 뒤 떨어뜨린 첫 방울에선 30mL 당 0.50 ±0.65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검출됐다. 남은 용액에는 30mL 당 0.75 ±0.72개의 입자가 들어 있었다.
거꾸로 든 상태에서 두 방울을 버린 후 남은 용액에는 30mL 당 0.14 ±0.35개의 입자가 존재했다. 일회용, 다회용 모두 결과는 비슷하게 나타났다.
절반가량을 버린 후 남은 용액에서만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지 않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개인이 1년 동안 인공눈물의 첫 방울을 하루에 네 번, 점안하면 총 730.0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에 노출될 수 있다. 하지만 사용 전 첫 두 방울을 버리면 204.4개로 줄일 수 있다.
연구팀은 "인공눈물을 통해 눈에 들어간 미세플라스틱은 안구 조직에 남아있을 뿐 아니라 결막 혈관이나 비강, 눈물샘 등의 경로로 전신에 퍼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면서 "특히 이번 연구에서도 확인된 10㎛(마이크로미터) 미만의 미세플라스틱은 소화기, 호흡기, 생식기관과 뇌를 관통해 1시간 이내에 몸 전체로 확산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현 교수는 "인공눈물 속 미세플라스틱 대부분은 뚜껑을 뜯을 때 유리된다"라며 "인공눈물을 거꾸로 든 상태에서 뚜껑을 제거하면 중력 덕분에 미세플라스틱이 용액 속으로 떨어지는 걸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사용 전 용액을 절반가량 버리면 용기 내부에서 발생한 소량의 미세플라스틱들도 제거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식약처도 인공눈물은 한 번만 사용하라고 권고하고 있기 때문에 용액의 절반가량은 버리고 사용하는 게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미세플라스틱은 5mm 미만의 작은 플라스틱을 총칭한다. 나노 단위까지 쪼개진 것이 세포에 흡수되면 독성을 띨 수 있다고 알려졌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안과 분야 국제학술지(Contact lens & anterior eye)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