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인공눈물 첫 방울 꼭 버려야 하는 이유... 충격적 연구 결과 공개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일회용 인공눈물 첫방울을 눈에 넣을 경우 미세플라스틱이 안구를 통해 인체로 흡수 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16일 고대안암병원 안과 김동현 교수와 한국분석과학연구소 정재학 소장 등 공동 연구팀은 인공눈물에 얼마나 많은 양의 미세플라스틱이 들어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시중에 유통 중인 히알루론산 성분 5개 제품(다회용 2개, 일회용 3개) 인공눈물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시중에 유통중인 5개 제품 인공눈물 용액 안에서 발견된 미세플라스틱의 다양한 성질과 형태 / 고려대 의과대학·한국분석과학연구소(KIAST) 연구진 제공


연구팀은 인공눈물을 똑바로 든 상태에서 뚜껑을 제거한 뒤 첫 방울을 버리고 남은 용액, 거꾸로 든 상태에서 뚜껑을 제거한 뒤 두 방울을 떨어뜨리고 남은 용액, 거꾸로 든 상태에서 뚜껑을 제거한 뒤 절반가량을 버리고 남은 용액으로 나눈 다음 미세플라스틱 함량을 분석했다. 분석에는 라만 분광법과 주사 전자현미경이 활용됐다.


분석 결과, 인공눈물을 똑바로 든 상태에서 뚜껑을 제거한 뒤 떨어뜨린 첫 방울에선 30mL 당 0.50 ±0.65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검출됐다. 남은 용액에는 30mL 당 0.75 ±0.72개의 입자가 들어 있었다. 


거꾸로 든 상태에서 두 방울을 버린 후 남은 용액에는 30mL 당 0.14 ±0.35개의 입자가 존재했다. 일회용, 다회용 모두 결과는 비슷하게 나타났다. 

절반가량을 버린 후 남은 용액에서만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지 않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연구팀에 따르면 개인이 1년 동안 인공눈물의 첫 방울을 하루에 네 번, 점안하면 총 730.0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에 노출될 수 있다. 하지만 사용 전 첫 두 방울을 버리면 204.4개로 줄일 수 있다.

연구팀은 "인공눈물을 통해 눈에 들어간 미세플라스틱은 안구 조직에 남아있을 뿐 아니라 결막 혈관이나 비강, 눈물샘 등의 경로로 전신에 퍼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면서 "특히 이번 연구에서도 확인된 10㎛(마이크로미터) 미만의 미세플라스틱은 소화기, 호흡기, 생식기관과 뇌를 관통해 1시간 이내에 몸 전체로 확산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현 교수는 "인공눈물 속 미세플라스틱 대부분은 뚜껑을 뜯을 때 유리된다"라며 "인공눈물을 거꾸로 든 상태에서 뚜껑을 제거하면 중력 덕분에 미세플라스틱이 용액 속으로 떨어지는 걸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사용 전 용액을 절반가량 버리면 용기 내부에서 발생한 소량의 미세플라스틱들도 제거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식약처도 인공눈물은 한 번만 사용하라고 권고하고 있기 때문에 용액의 절반가량은 버리고 사용하는 게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미세플라스틱은 5mm 미만의 작은 플라스틱을 총칭한다. 나노 단위까지 쪼개진 것이 세포에 흡수되면 독성을 띨 수 있다고 알려졌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안과 분야 국제학술지(Contact lens & anterior eye)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