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자대학교가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는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재학생들이 이를 반대하며 거센 시위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취업박람회 현장이 공개됐다.
지난 12일 '동덕여자대학교 백주년 기념관' 1층에서는 정오부터 17시까지 '2024 동덕 진로·취업 비교과 공동 박람회'가 개최될 예정이었다.
해당 행사는 기업과 기관, 이벤트 등 총 17곳과 비교과 주관 부서 10곳이 참여하는 대규모 취업박람회 행사였다. 그러나 지난 11일부터 이어진 '공학 반대' 시위에 취업박람회 역시 제대로 개최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등에는 '동덕여대 취업박람회 근황'이라며 해당 행사장을 촬영한 사진이 게재되기도 했다.
현수막 찢어지고 붉은 색 스프레이로 '공학 반대' 문구 적혀
사진을 보면 취업박람회 현수막이 무색할 정도로 기업 부스가 텅텅 비어 있고 테이블이 제멋대로 넘어져 뒹굴고 있는 모습이다.
불과 몇 시간 후 업로드 된 다른 사진에는 현수막이 찢어지고 테이블과 펜스 곳곳에 붉은색 스프레이로 '공학 반대' 등의 문구가 적힌 모습이다.
또 기업 직원들로 보이는 남성들이 박람회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외부 공간에서 커피를 마시는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해당 사진을 올린 A씨는 "취업 박람회장을 때려 부쉈다"며 "박람회 부스 박살 나서 기업 인사팀이 밖에 서 있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동덕여대의 '공학 반대' 시위는 점점 거세지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 곳곳에 '소멸할지언정 개방하지 않는다', '공학 전환 결사반대', '민주동덕은 죽었다' 등의 문구를 붉은색 스프레이로 남겼다.
또 학교 본관을 점령하고 학교 '과 잠바' 수백 개를 바닥에 늘어놓는 등의 형태로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학생들은 수업을 전면 거부하고 있으며 "목표가 실현될 때까지 수업 거부와 본관 점거를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다만 학교 측은 이런 행위를 '폭력 사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최 예정이었던 공동 박람회 현장의 집기와 시설을 파손하고 본관 점거를 시작하며 직원을 감금했다. 대학 내 모든 강의실 건물을 무단 점거해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온라인에 교직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온라인 테러를 가하고 있다"며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