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이하 FDA)이 먹는 코감기약 성분인 페닐에프린(phenylephrine)이 효능이 없다며 퇴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일(현지 시간) 미국 FDA는 페닐에프린(phenylephrine) 성분을 먹는(경구용) 코막힘 일반의약품(OTC) 성분 목록에서 삭제할 것을 제안했다.
페닐에프린은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감기 등으로 인한 코막힘 완화를 위해 사용되는 성분이다. 코 막힘 완화 효과가 확인돼 30년 전 약으로 승인받았다.
현재 처방 없이도 마트나 편의점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같은 성분 판콜에이에 불똥... 편의점서 퇴출 우려까지
그러나 FDA는 페닐에프린이 코막힘 완화에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입으로 복용하면 충분한 양이 전달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앞서 FDA 자문위원회는 지난해 9월 페닐에프린이 들어있는 약을 복용해도 비강충혈 완화제로서 효과가 없다는데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비강출혈완화제는 코 점막의 혈관을 일시적으로 수축해 충혈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코막힘 증상을 가라앉힌다. FDA는 6개월간 공개 의견 수렴 기간을 거친 뒤 판매 중단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미국 약국 체인을 운영하는 CVS는 페닐에프린이 유일한 주요 성분으로 포함된 경구용 감기약을 판매대에서 치우는 등 시장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도 빠르게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도 해외규제현황을 예의주시하며 페닐에프린 성분의 경구용 감기약 제품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현재 국내 시판 중인 경구용 감기약 중 페닐에프린이 포함된 제품은 동화약품의 '판콜에이', 코오롱제약의 '코미시럽', 대우제약의 '코벤시럽',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테라플루나이트타임건조시럽'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문제는 '판콜에이'다. 현재 편의점에서 일반의약품으로 판매되고 있는 감기약은 동아제약 '판피린'과 동화약품 '판콜에이' 단 두 제품이다.
만약 식약처가 페닐에프린 성분에 대해 사용을 금지하게 되면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 감기약은 '판피린'만 남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