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당시 10억원에 이르는 집을 장만해 온 남편이 집안일을 강요한다는 여성의 글이 눈길을 끌었다.
최근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남편이 10억 정도 가지고 왔으면 내가 집안일을 더 해야 해?"라는 제목으로 여성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지난 2018년 결혼했고, 남편과는 8살 차이가 난다고 한다. 현재 아이를 한 명 키우는 중이다.
결혼 당시에 A씨가 보탠 돈은 6000만원이었다. 반면 남편은 당시 부동산 가격으로 10억원 정도 하는 집을 신혼집으로 장만했다. 대출은 없고, 현재 가격은 15억원 정도다.
두 사람의 연봉에서도 차이가 난다. 남편은 1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고 있고, A씨의 연봉은 5500만원 정도다.
신혼 때 남편은 월급 차이에 비례해서 집안일을 나누자고 제안했다. A씨는 '둘 다 풀타임으로 일하는데 그럴 수는 없다'며 거절했다고 한다.
하지만 A씨의 남편은 경제권을 가지고, A씨에게 점차 더 많은 집안일을 요구하고 있다. 아이를 낳고 집안일이 늘어나자 남편은 '당신이 더 많이 집안일을 해야 한다'고 했다.
설상가상으로 A씨는 출산 이후 자가면역질환을 얻어 두 달 사이에 몸무게가 15kg이 빠지는 등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돈도 못 쓰게 하고 폭력도 가해... 이걸 참고 사는 게 맞나요?"
A씨는 "이런 상황에서 나한테 뭘 더 하라는 거 자체가 너무 무리고 힘들다"며 "남편이 집안일이나 아이 케어를 열심히 잘하는 사람이기는 한데 싸울 때 얘기하면 나한테 '감사한 마음과 미안한 태도'를 가지라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우리 부모님도 서울에 40평짜리 자가 있으시고, 지금 살고 있는 지방에서 6억원 정도 하는 집이 있다"며 "내가 이렇게 빚진 것처럼 마음가짐을 하고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A씨는 또 "(남편이) 돈을 못 쓰게 한다. 집에 곰팡이 펴서 벽지를 새로 해야 하는데 그거 닦는 것도 사람 안 부르고 직접 닦게 시켰다"고 했다며 도우미 등은 불가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아기 보는 앞에서 폭력도 휘두른다. 목을 졸라서 경찰 불러 조사받은 일도 있다"며 "진짜 이걸 참고 사는 게 맞나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이 왔다 갔다 한다"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내가 아픈데도 집안일 더하라고 하는 사람이 정상이냐?", "연봉이 문제가 아니라 시간적 여유가 더 있는 사람이 집안일 더 해야 하는 거 아닌가?", "결혼을 기업 인수합병쯤으로 생각하는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3 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시장 보기, 식사 준비 등 가사 노동을 아내가 전담한다는 응답이 73.3%로 나타났다. 남편의 가사 노동 전담 비율은 1.4%로 조사됐다.
다만 연령이 낮을수록 가사를 평등하게 분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사 노동을 동등하게 분담하는 비율은 20대가 56.4%로 가장 높았다. 이어 30대 44.1%, 40대, 25.7%, 50대 20.2%, 60대 18.8%, 70대 이상 18.6%였다.
돌보는 일과 관련해서는 12세 미만 자녀를 돌보는 일과 관련해서는 아내가 더 많이 자녀 돌봄에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내가 담당하는 비율은 학교·보육시설 등 준비물 챙기기 78.5%, 일상생활 돌봄 78.3%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