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5일(금)

'관종이냐' 조롱 쏟아지는데도 머리 빡빡 민 아저씨들이 '라방'서 치마 입고 춤추는 뭉클한 사연 (영상)


澎湃新闻


머리를 빡빡 민 중년 남성들이 카메라 앞에서 열심히 춤을 추는 모습이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었다.


튜튜(발레용 스커트)를 입고 춤을 추는 이들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에는 사실 가슴 먹먹한 사연이 있었다.


지난 8일(현지 시간) 중국 매체 펑파이신원(澎湃新闻)은 댄스 방송으로 화제가 된 5명의 아빠들을 소개했다.


그중 한 명인 마오 씨는 '다섯 꼬마 슈퍼맨 아빠'라는 SNS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계정은 중년 남성 5명이 춤을 추는 라이브 방송 영상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YouTube '澎湃新闻'


처음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왜 아저씨가 저런 옷을 입고 있지?", "관심 끌기를 좋아하는 관종인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의 말대로 마오 씨를 포함한 4명의 남성들은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이런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자녀들이 소아암의 일종인 '신경모세포종'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암 투병을 하며 머리카락이 빠지자, 아이들은 창피하다며 밖에 나가는 것도 꺼렸다. 이런 모습에 가슴이 아팠던 아빠들은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해 머리를 밀었다.


또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다. 치료비를 위해서였다.


수술, 화학 요법, 방사선 요법, 이식 및 면역 요법 등 치료비는 보통의 가족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고, 지난 몇 년 동안 그들은 저축한 돈을 모두 썼을 뿐만 아니라 친척과 친구들에게 돈을 빌리기까지 했다.


'신경모세포종' 투병하는 아이들 치료비 위해 라이브 방송 시작


澎湃新闻


신경모세포종을 앓는 아들을 둔 리씨는 "산둥성 지난시의 임대 아파트에서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다. 지난해 6월 3살 아들 샤오판이 한 달 이상 고열에 시달렸고 나아지지 않았다. 한 달 뒤 신경모세포종 진단을 받았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며 "4기 고위험군으로 의사는 완치율이 20~30%에 불과하며 면역 치료를 할 경우 60~70%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완치 확률은 높지 않지만 그와 아내는 포기할 수 없어 아이를 데리고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아다녔다고 한다.

겨우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았지만 돈이 문제였다.


리씨는 "낮에는 식당에서 요리하며 배달도 한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잡일도 한다. 요즘에는 일자리를 찾기가 힘들다. 한 달에 2,000~3,000위안(한화 약 39만~58만 원)밖에 벌지 못한다"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5가지 치료를 받고 있는데 거의 20만 위안(한화 약 3,900만 원)이 든다. 아이가 신경모세포종 진단을 받으면 모든 가족이 치료비와 약값을 감당해야 한다"며 "아이가 치료를 받으려면 24시간 돌봐줄 보호자가 필요한데 보호자는 병동에서 나올 수 없다. 그래서 아내는 직장을 그만둔 뒤 병원에 있고 나는 온갖 일을 닥치는 대로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澎湃新闻


그래도 이들에게는 다행히 서로를 온전히 이해할 동료들이 있었다.


병원에서 만난 아이들은 함께 힘든 치료를 견디며 절친이 됐고, 아빠들도 서로의 고민을 공감하며 친구가 됐다.


마오 씨는 "우리는 아이의 생명을 구할 돈을 모으기 위해 모금 계좌를 개설하고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주목을 받기 위해 춤을 추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한 번도 춤을 춰본 적이 없기에 어색했지만, 이들은 고통스러운 치료를 씩씩하게 견뎌내고 있는 아이들을 생각하며 영상을 보고 춤을 췄다.


'수많은 시청자 앞에서 치마를 입고 춤을 추는 것이 부끄럽지 않나'라는 질문에 아빠들은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澎湃新闻


이런 아빠들의 모습은 대중의 마음을 움직였다. 전국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고 아이들을 응원하기 위해 멀리서 비행기를 타고 오는 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다섯 꼬마 슈퍼맨 아빠'의 라이브 방송은 시청자가 수만 명에 달한다.


아빠들은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 단 생존 확률이 단 1%라고 해도 힘내서 아이들을 위해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