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아버지한텐 안 미안해"... '존속살해' 아들이 미리 써둔 유서에 담긴 30년간의 지옥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70대 아버지를 둔기로 때려 살해한 뒤 경찰에 자수한 30대 남성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지난 7일 서울 서부경찰서는 아버지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30대 아들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7일 서울 은평구 역촌동 자택에서 어머니에게 술값을 내놓으라며 폭언을 하는 70대 아버지 B씨를 둔기로 내리쳐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나흘 뒤인 지난달 31일, A씨는 어머니와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실패하고 경찰에 자수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버지가 가정폭력으로 어머니와 자신을 괴롭혀왔다고 진술했다.


JTBC에 따르면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A씨가 쓴 것으로 보이는 4장의 유서를 발견했다.


유서에는 30년간 가정폭력을 일삼은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담겨 있었다.


A씨는 유서에서 "아버지가 30년 넘게 술을 마시고 폭행과 폭언을 해왔다"며 "모두에게 미안하지만, 아버지에겐 미안하지 않다"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JTBC '뉴스룸'


실제로 A씨의 아버지는 2017년 아들을 협박한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가정폭력 재발 우려 A등급 가정으로 지정됐지만, 4달여 만에 관리 대상에서 제외됐다.


아버지는 2021년에도 A씨를 폭행한 혐의로 입건됐지만, 아무런 후속 조치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2일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A씨를 구속했다.


A씨는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에 출석하면서 "아버지의 폭언과 폭력이 많이 힘들었다. 가정폭력이 평생 있었다"라고 말했다.


서울서부지법 양은상 부장판사는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