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의 눈과 발이 되어주는 안내견. 지하철에서 쓰러지듯 잠이 든 안내견을 본 시민들의 반응이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안내견 사진이 확산됐다. 사진 속 '안내견' 표식을 한 래브라도 리트리버 한 마리는 피곤한 지 지하철 바닥에 누워 잠을 자고 있는 모습이다.
당시 현장에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누리꾼 A씨는 "출근길 만원 지하철에서 느낀 따스함"이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이날 3호선으로 출근을 하던 길이었다고 한다. 평소에도 사람이 많아 '콩나물 시루' 처럼 느껴지곤 했는데 어느 순간 더 좁아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알고 보니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이 지하철에 탑승해 승객들이 서로서로 공간을 만들어주느라 좁아졌던 것이다.
자리에 앉아 있던 한 아저씨는 자리를 양보했고, 시각장애인 B씨는 금방 내린다며 한사코 거절하다 자리에 앉았다고 한다. 그러자 안내견도 B씨 앞에 자리를 잡고 철푸덕 누워버렸다.
만원 지하철에 혹여나 안내견의 휴식을 방해라도 할까봐 부딪히지 않도록 배려해줬다는 승객들. 이같은 시민의식이 아직 살 만한 세상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한편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시각장애인 안내견은 모든 공공장소와 대중교통 수단에 출입할 수 있지만, 많은 시각장애인이 거부당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또 평생 '일만 하다 죽는 거 아니냐'는 의문을 품기도 한다. 그러나 안내견 대부분은 '일'보단 '산책'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하니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다.
세계 안내견 협회는 길에서 안내견을 만나더라도 만지려 하거나 이름을 부르는 행동을 자제해 달라고 말한다. 안내견 몸에 사람의 손길이 갑자기 닿으면 보행이나 활동에 지장을 주어 예기치 못한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 또한 집중이 분산돼 자신의 임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먹을 것을 주는 행위와 사진 촬영도 삼가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