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강 여성 토막시신'은 군무원, 범인은 중령 진급 예정자 장교
함께 근무하던 30대 여성 군무원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 강원도 화천군 북한강에 이를 유기한 현역 군 장교가 범행 후 '완전범죄'를 꾀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7시 12분께 경찰은 서울 강남구 일원 지하도로에서 30대 현역 장교 A씨를 살인, 사체손괴, 사체 은닉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A씨는 여성 B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체포 직후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가 범행을 은폐하려던 사실도 확인됐다. A씨는 지난달 26일 피해자 B씨의 시신을 유기한 뒤인 27일께 B씨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부대 측에 남은 근무 일수에 대해 '휴가 처리해달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임기제 군무원으로 10월 31일 계약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던 B씨에겐 사나흘가량 근무 일수가 남아 있었는데, 피해자가 무단결근했을 경우 범행이 탄로 날 것을 우려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완전범죄 꿈꿨나... 피의자 군 장교, '피해자 행세'까지
심지어 A씨는 B씨의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면서 휴대전화를 껐다 켜는 수법으로 생활반응이 있는 것처럼 꾸몄다. 또 B씨의 가족, 지인에게도 메시지를 보내며 범행을 감추려 했다.
A씨는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갖고 있다가 검거된 서울 강남구 일원역 일대 주차장 배수로에 휴대전화를 버리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확인됐다. 경찰은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휴대전화가 심하게 부서져 있어 복구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한편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3시께 부대 주차장 내 자신의 차량에서 B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목을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이튿날 오후 9시 40분께 화천 북한강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A씨는 경기도 과천 국군사이버작전사령부 소속 중령 진급 예정자로 10월 28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산하 부대로 전근 발령을 받았다. B씨와는 같은 부대,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했던 사이다.
경찰은 두 사람이 친한 사이였지만, 최근 갈등이 있어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고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