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7일(금)

"약과 800세트 주문이요"... 해외 구매자 '선불금 사기' 조심하세요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gesBank


가게에서 물건을 대량으로 주문한 뒤 '운반비용'을 핑계로 돈을 요구하는 선불금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1일 SBS는 해외 구매자로부터 이 같은 '선불금 사기'를 당했다는 디저트 가게 사장님의 사연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에서 전통 디저트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지난달 22일 자신을 '필리핀 학교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선생님'이라고 소개하는 인물로부터 26000원 상당의 약과 세트 800개를 주문받았다.


주문자는 A씨 가게의 약과를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어 학부모들에게도 이를 선물하고 싶어졌다는 구체적인 이유를 들기까지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Bing Image Creator


A씨는 "2주 안에 납품해 달라는 말과 함께 돈을 입금했다는 영수증과 학교 영업 허가증을 보내와서 아무런 의심 없이 약과를 만들기 시작했다"며 국제 송금이 3일 정도 걸린다는 주문자의 말도 철석같이 믿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A씨가 주문자로부터 '관세가 많이 나오니 주문한 약과를 면세인 후원 물품으로 처리해달라'는 요구와 함께 후원자 이름으로 입금되어야 할 2700달러(한화 약 370만 원)를 보내 달라는 말을 들으면서 생겨났다.


주문자의 말에 이상함을 느낀 A씨는 곧바로 해당 내용을 경찰과 무역공사에 문의했고 '사기로 의심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이후 A씨는 주문자에게 관세를 부담하겠다며 접근해 보았으나 돌연 연락이 끊기고 말았다. 주문받은 800개의 약과 세트 중 200여 개는 이미 완성된 상태에서 발생한 일이다.


무역 사기 피해 신고 3년 간 '100건'


SBS


A씨는 "일 도와주시는 아주머니들까지 오셔서 새벽까지 이것만 만들었는데"라며 "밀가루랑 조청, 기름은 반품도 못 한다"고 토로했다.


한편 대한무역공사에 따르면 국내 소상공인과 업체 등을 대상으로 최근 3년간 접수된 무역 사기 피해 신고는 매년 100건을 웃돈다.


채희광 대한무역공사 해외진출상담센터장은 "소상공인 기업들이 수출 경험이 많지 않거나 해외 정보를 어떻게 확인해야 할지 몰라서 사기에 취약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해외 구매자가 운송료, 통관료 등의 명목으로 송금을 요구할 경우 사기를 의심해 보라고 조언했다. 또 무역공사나 관계 기관을 통해 거래처의 신용도를 필수적으로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