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수미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가운데 고인이 3년 전 한 방송에서 직접 쓴 '유서곡'의 가사가 팬들을 오열하게 만들었다.
故 김수미는 지난 2021년 10월 19일에 방송된 MBC 에브리원 '나를 불러줘'에 출연해 자신의 장례식장에서 틀 '유서곡'을 의뢰했다.
'나를 불러줘'는 의뢰인의 사연을 받아 그들의 인생을 담은 노래를 만들어 불러주는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고인은 첫 방송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그는 이 방송에서 "내 장례식장은 파티까지는 아니어도 '웃으면서 작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내 장례식에서 내가 만든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고 밝혔다.
"난 울엄니 만나러 가요, 굿바이"
이어 밝은 유서곡을 써달라며 자신이 직접 쓴 가사를 공개했다.
故 김수미가 직접 쓴 가사는 "난 울엄니 만나러 가요. 굿바이 굿바이"로 시작한다. 이어 "꽃 피는 봄도 일흔 번 넘게 봤고 함박눈도 일흔 번이나 봤죠. 자알 놀다가요. 굿바이 굿바이"라고 적혔다.
또 "혹여나 누군가가 내 잔디 이불 위에 나팔꽃씨를 뿌려주신다면 가을엔 살포시 눈을 떠 보랏빛 나팔꽃을 볼게요. 잘 놀다 가요. 굿바이 굿바이"로 이어진다.
고인은 평생 나팔꽃을 가꾸던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 가사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어머니가 생전에 애지중지 나팔꽃을 피워 늘 엄마 주위에 나팔꽃이 있었다"며 "지금도 나팔꽃을 피우며 물을 줄 때마다 '엄마'하고 부른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고인이 직접 쓴 가사에 리듬을 붙여 완성된 유서곡 '나팔꽃'이 공개되기도 했다. 김수미의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에 이 '유서곡' 가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편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故 김수미는 자택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돼 같은 날 오전 8시께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김수미의 아들인 정명호 나팔꽃F&B 이사는 "사인은 고혈당 쇼크사"라며 "당뇨 수치가 500이 넘게 나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