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SNS에서는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북한군 관련 동영상과 사진들이 확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확산 중인 대부분의 자료들은 가짜이며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측의 SNS 심리전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지난 25일 미국 국제방송청이 운영하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보도에 따르면 친우크라이나 텔레그램 채널 'Exilenova+'에는 최근 '체포된 북한군 영상'이라는 제목으로 한 동양인 포로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그러나 영상 속 남성은 우크라이나어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부대 표식이나 이름 등 관련한 정보가 나타나 있지 않아 거짓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다른 텔레그램 채널 'КНДР'는 사진 2장을 게재하며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훈련 중 사용하는 장비"라고 주장했다.
사진에는 러시아 국기와 북한 인공기가 부착되어 있고, 군복에는 한글로 '김일성'이라고 적혀있다.
또한 사진 속 소총과 관련해 해당 채널은 "(북한군에게) 러시아제 AK-12 소총이 지급된 것으로 추정되며 탄창에는 5.45mm 구경의 실탄이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보고 이 사진 역시 거짓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진짜가 아니라 취미용 레플리카(복제품)로 보인다. 소총 총열덮개도 군 보급품이 아닌 사제인 것 같다"며 "김일성이라는 단어를 저렇게 사용하면 목이 날아간다"라고 지적했다.
지난 21일 엑스(X·옛 트위터)에도 자신을 북한군 병사라고 주장하는 남성이 러시아에서 보급받은 군복과 무기를 소개하는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지만, 이 역시 진위는 파악되지 않았다.
이런 게시물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의 SNS 심리전 일환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친러시아 측의 경우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 협력 관계를 과시하려는 의도로, 친우크라이나 측은 북한군 파병 소식을 이슈화해 서방의 지원을 끌어내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봤다.
브루스 클링너 미국 해리티지재단 선임 연구원은 RFA에 "북한군 파병 관련 SNS 게시물의 진실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지만, 중요한 것은 한국과 미국이 여러 정보에 근거해 북한군의 존재를 직접 확인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수천 명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 집결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쿠르스크 지역은 지난 8월 우크라이나군이 공격해 일부 영토를 점령한 가운데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의 치열한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