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7일(일)

카이스트가 하반신 마비 장애인 위해 만든 '현실판 아이언맨 슈트'... "로봇이 걸어와 몸에 착 달라붙어"


SBS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일상인 산책, 하반신 완전마비 장애인에게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최근 카이스트 연구진이 하반신 완전마비 장애인을 위해 특별한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해 화제다.


지난 24일 카이스트는 공경철 기계공학과 교수(엔젤로보틱스 의장) 연구팀이 개발한 '워크온슈트 F1(WalkON Suit F1)'을 공개했다.


'워크온슈트'는 2015년부터 지속적으로 연구해 온 하반신마비 장애인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이다.


KAIST


이번 로봇은 하반신마비 중 중증도가 가장 높은 완전마비(ASIA-A) 레벨을 대상으로 한다.


현재 전국적으로 보급되고 있는 재활치료와 근력 보조 웨어러블 로봇과는 개발 목적이 다르다.


그간 웨어러블 로봇은 착용할 때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했다.


앞서 연구팀은 2016년 워크온슈트 1 버전 개발 이후 2020년 4 버전을 발표하면서 보행 속도를 비장애인 수준인 시속 3.2km까지 달성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로봇들은 여타 웨어러블 로봇들처럼 다른 사람의 도움이 있어야만 착용이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스스로 착용하지 못하는 웨어러블 로봇의 한계 극복


KAIST


이번에 공개된 '워크온슈트 F1'은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휠체어에서 내리지 않고 타인의 도움 없이도 착용할 수 있도록 전면(前面) 착용 방식으로 설계됐다.


착용을 할 때 로봇이 휴머노이드처럼 스스로 걸어와 사용자에게 다가와 자연스럽게 몸에 포개지며 착용된다.


이는 마치 영화 '아이언맨' 속 토니 스타크의 슈트를 연상케 한다.


무게중심을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기능을 적용해 사용자가 실수로 로봇을 밀더라도 넘어지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는 기능도 구현됐다.


또한 사용자는 직립 상태에서 두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지팡이 없이도 수 걸음을 걸을 수 있도록 균형 제어 성능도 향상됐다.


YouTube 'SBS 뉴스'


이뿐만이 아니다. 부품 단위에서의 기술도 한층 발전했다. 엔젤로보틱스와의 긴밀한 협업으로 로봇의 핵심 부품인 모터, 감속기, 모터 드라이버, 메인 회로 등을 전부 국산화했다.


인공지능(AI) 적용을 위한 AI보드도 탑재됐다.


모터와 감속기 모듈의 출력밀도는 기존 연구팀의 기술에 비해 약 2배(무게당 파워 기준), 모터드라이버의 제어 성능은 해외 최고 기술 대비 약 3배(주파수 응답속도 기준) 향상됐다.


공 교수는 "워크온슈트는 장애인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 기술의 결정체"라며 "워크온슈트에서 파생된 부품, 제어, 모듈 기술들은 웨어러블 로봇 산업 전체의 표준을 제시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공 교수 연구팀은 오는 27일 열리는 제3회 사이배슬론에 출전한다. 사이배슬론은 스위스에서 4년마다 열리는 장애 극복 사이보그 올림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