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2일(일)

"웃으면서 '갔구나' 그렇게 보내달라"... 6년 전 영정사진 찍고 '셀프 조문'했던 김수미가 한 말

배우 김수미 별세... 향년 75세


SBS '집사부일체'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일용 엄니' 역으로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배우 김수미가 별세한 가운데, 과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셀프 조문'했던 모습이 재조명되고 있다.


25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김수미는 심정지가 발생해 이날 오전 8시께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했다.


이 가운데 지난 2018년 11월 25일 방송된 SBS '집사부일체'가 재조명되고 있다. 김수미는 '집사부일체' 21번째 사부로 출연해 '삶의 마지막과 끝맺음'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그 속에 담긴 의미와 유쾌한 웃음까지 놓치지 않았다.


방송에서 김수미는 멤버들과 '영정사진' 촬영에 나섰다. 그는 '어떻게 사진을 찍어야 하냐'는 이승기의 물음에 "어느 장례식장에서도 볼 수 없는 영정사진"이라며 "웃으면서 '갔구나. 우리는 김수미를 잠시 기억하자' 그렇게 보내주면 된다"고 덧붙였다.


다음 날 영정 사진을 찾으러 사진관으로 향한 그는 "정말 영정사진으로 쓸 거다. 이게 내가 원했던 사진이야"라며 양세형의 사진을 선택했다.


SBS '집사부일체'


'집사부일체' 김수미 '셀프 조문' 호평 일색


김수미는 사진 두 장을 고른 뒤 "하나는 장례식장 입구에, 나머지는 제단 위에 두겠다"고 말하며 문상객을 즐겁게 해줄 생각에 들뜬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반은 장난이지만 기분이 묘하다"며 "막상 죽을 날을 생각하니까 더 살고 싶다. 더 오래 살고 싶다"고 했다.


김수미는 직접 고른 영정 사진을 앞에 두고 "조문을 해보라"고 말했다. 들어본 적 없는 '생전 조문'에 잠시 당황한 멤버들도 이내 진지하게 영정사진을 향해 절을 하자 "나 기독교인이야. 절 안 해도 돼"라고 농담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내가 나를 조문하겠다"며 자신의 영정사진을 바라보며 스스로를 향해 "이렇게 갈 걸 그렇게 악다구니로 살았냐"고 툭 내뱉는 모습으로 먹먹함을 안겼다.


가상 장례식을 간단하게 치러본 김수미는 "너희가 조문하는 걸 보니 너무 슬프다"며 "우리가 보통 조문을 가면 말 없이 꽃만 두는데 조문 가면 말을 해주는 게 좋겠다"고 했다.


김수미는 마지막으로 "너희처럼 인생의 시작처럼 중요하지만, 나는 끝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사는 날까지 나를 아는 이들에게 나누면서 삶을 끝맺음을 할 거다. 정말 행복했어. 고마웠어. 다 사랑해"라며 인사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