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면식 없는 여성이 샤워하는 모습을 보고 집에 찾아가 위협한 사건이 기소유예로 종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가해 남성의 부모가 오히려 적반하장식의 태도를 보였다는 피해 여성의 주장이 나와 공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3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4일 오전 9시께 제보자 A씨는 울산 중구의 한 빌라에서 잠을 자던 중 모르는 남성이 현관문을 30분가량 세게 두드리고 벨을 눌러 경찰에 신고했다.
문을 부술 듯 두드린 남성은 옆 빌라에서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20대 남성 B씨로 조현병 환자였다.
B씨는 이날 빌라 옥상에서 A씨가 샤워를 하는 모습을 화장실 창문을 통해 몰래 훔쳐봤다.
경찰에 붙잡힐 당시 B씨는 "12월부터 빌라 집들 문을 두드렸는데 여성(A씨)이 샤워하는 걸 보고 오늘 어떻게 해보려고 왔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가해 남성 B씨가 범행 당시 주차장에 숨어있다가 1층에서 누군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따라 들어왔으며, 얼굴을 가리기 위해 모자를 쓰고 손에는 니트릴(합성고무) 장갑을 착용한 것을 근거로 계획된 범죄일 가능성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를 받은 남성은 주거침입 혐의만 인정돼 검찰로 송치됐고,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B씨에게는 '강간미수죄'나 '강간예비죄'(강간을 예비·음모한 죄)는 적용되지 않았다.
"어떻게 해보려고 했다"라는 B씨의 발언에서 성폭행 의도를 추정할 수 있으나, 직접적인 폭행이나 협박을 하거나 문을 따고 들어간 것도 아니었기에 발언만으로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게 그 이유였다.
가해 남성 부모 "사람이 눈이 있는데 눈길 갈 수 있는 것 아니냐"
하지만 A씨가 겪은 황당한 일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B씨의 아버지가 A씨에게 "사람이 눈이 있는데 샤워하는 걸 보면 눈길이 갈 수도 있는 것 아니냐. 그런 걸로 시비 걸면 안 된다", "정신이 이상해서 그랬지 정상인이었으면 그랬겠냐"라는 발언을 한 것.
A씨는 사건반장에 "처음에는 가해 어머니가 '아이을 잘못 키웠다'라고 자책했다. 하지만 제가 앞으로 어떻게 하실 거냐고 묻자 화가 났는지 '제가 그렇게 한 게 아니지 않나'라며 쏘아붙였다"라면서 "가해자 아버지는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좋게 마무리하고 싶다'며 합의를 종용하다가 제가 '변호사와 얘기하라'라고 하자 성질을 내며 전화를 끊어버렸다"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안전 조치를 검토 중"이라면서 "A씨의 요청이 있을 경우 스마트 워치를 지급하고 순찰을 강화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