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아이의 자상한 엄마임을 자랑하던 대만의 한 육아 인플루언서가 자신이 돌보던 아이를 끔찍하게 학대해 숨지게 만든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안겼다.
지난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대만 남부 가오슝 출신의 여성 송씨는 일주일 동안 두 살짜리 아이를 반복적으로 학대해 살해한 혐의로 검거됐다.
숨진 아이는 지난 6월 6일 목욕을 하던 중 송씨에게 구타를 당한 뒤 구토 증세를 보이다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송씨는 급히 아이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결국 사망했다.
부검 결과 아이의 몸에서 15개의 구타 흔적이 발견됐는데 그중 7개는 곤봉과 구두로 인한 타박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두개골 골절과 뇌출혈도 있었다.
다섯 아이와 함께하는 일상 공유하며 '자상한 엄마'인 척 포장
현지 검찰이 조사한 결과 송씨는 아이가 스스로 밥을 먹지 않고 씻으려 하지도 않자 사망하기 일주일 전부터 반복적으로 학대했다.
송씨의 집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에는 그의 범행이 고스란히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에 따르면 송씨는 날카로운 구두로 아이의 머리를 때렸다. 또 벽에 밀어붙이거나 욕조에 던지는 등 상습적인 폭행을 일삼았다.
이에 검찰은 송씨를 아동학대와 이로 인한 살해 혐의로 기소하며 중형을 요구했다. 대만에서는 이 혐의로 최소 10년 징역형과 최대 종신형에 처할 수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송씨가 SNS에서 약 9000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육아 전문 인플루언서였다는 점이다. 그는 육아 전문가로서 다섯 명의 자녀와 함께하는 일상을 공개하며 인기를 끌었다.
그는 SNS에 아동학대 사건을 게재하고 "아동학대 소식에 마음이 아프다"는 글을 올리며 학대 부모를 비난하기도 했다.
게다가 사망한 아이는 송씨의 친자가 아니었다. 지난 2월 아내가 사망한 남성 A씨가 송씨의 게시물을 보고 한 달에 3만 대만 달러(한화 약 127만 원)를 지불하고 맡긴 아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가오슝은 그가 재판에 넘겨짐에 따라 남은 자녀들을 친척에게 인계했다. 또 정기적으로 방문해 상태를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