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성이 자취방 방문을 극도로 꺼려하던 여자친구의 집을 방문했다가 곳곳에 널브러진 '쓰레기'를 보고 충격에 빠졌다.
지난 16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집 더러운 여친 괜찮은 걸까"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1년 조금 넘게 사귄 여자친구가 있는데, 여친이 그동안 부모님과 함께 살아서 여친 집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최근 여친 부모님이 귀농하셔서 여친이 혼자 독립해서 살게 됐는데, 이사할 때 집에 가구 넣는 거 도와주러 간 게 전부고 그 이후로는 여친이 절대 못 오게 해서 한 번도 못 가봤다"고 덧붙여 말했다.
곳곳이 쓰레기로 뒤덮인 여친의 집
문제는 A씨가 가벼운 사고로 몸에 골절상을 입은 여자친구를 집에 데려다주면서 생겨났다.
A씨는 "병원 가서 치료하고 집에 데려다주려는데 집 안에 못 들어오게 필사적으로 막더라"며 "깁스 때문에 불편할 테니 들어가서 제대로 앉혀주고 나오려고 억지로 밀고 들어갔는데, 완전 판도라의 상자였다"고 설명했다.
눈 앞에 펼쳐진 여자친구의 집은 거실부터 주방, 화장실까지 온 집안이 쓰레기로 가득했고 싱크대, 옷장, 화장대 등의 가구들 역시 쓰레기로 뒤덮여 제 기능을 잃은 지 오래였다.
이는 A씨의 여자친구가 부모님의 집을 떠나 자취를 시작한 지 3개월 된 시점에 발생한 일이었다.
A씨는 "평소에 너무 잘 꾸미고 깔끔떠는 성격이라 그런지 집 상태가 이럴 거라고는 정말 상상도 못 했다"며 "충격받아서 멍 때리고 서 있으니까 깁스한 몸으로 나가라고 밀어내더라"고 토로했다.
결혼까지 생각했을 만큼 진지한 만남을 이어오던 여자친구의 집 상태에 큰 충격을 받았다는 A씨는 "일단 이거 괜찮은 거냐. 정신적 문제도 같이 있는 거냐"며 "아니면 여자들 대부분이 이런 거냐. 나만 몰랐던 거냐"고 하소연했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정리가 안 된 거면 몰라도 쓰레기가 널려있는 건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다", "정말 여친을 좋아하는거면 진지하게 대화 한번 해 보고 아니면 빨리 도망가라. 절대 못 고친다", "어지르는 모습 보고도 참을 수 있는 부처거나, 사람 쓸 정도로 돈 잘 버는 거 아니면 헤어지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들에게서 나타나는 '쓰레기집'을 저장장애의 일종으로 초래된 60대 이상의 쓰레기집과는 달리 무기력, 우울증, 불안장애 등 각종 정신질환으로부터 발현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공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집계된 우울증 환자는 약 99만 명이며, 이 중 20~29세는 6만 6293명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