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매일 쓰는 한글이지만 예쁘게 쓰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글자마다 자음과 모음의 조합이 달라 크기와 길이, 간격을 올바르게 지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인도 어려워 한다는 예쁜 손글씨 쓰기를 완벽하게 해낸 외국인이 있어 박수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손글쓰기문화확산위원회가 주관하고, 교보문고와 대산문화재단, 교보생명이 공동 주최하는 '제10회 교보손글씨대회'가 진행됐다.
이번 대회 응모자는 총 4만 4993명으로 전년 대비 약 3배에 달하는 역대 최다 참가자를 기록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올해도 개성 넘치는 손글씨 대가들이 탄생했다.
그 중에도 10주년을 맞아 신설한 외국인 부문의 으뜸상 수상자가 눈길을 끈다. 외국인 부문은 한국문학에서 감명받은 문장이나 좋아하는 케이 팝(K-POP) 가사를 손 글씨로 작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총 34개 국가의 국내 체류 외국인이 참여했다.
그 결과 이집트 국적의 모하메드 호세이파(19)가 으뜸상에 선정됐다. 모하메드 호세이파 군은 안중근 의사가 생전 마지막으로 남긴 '동포에게 고함'을 손글씨로 적어냈다. 모하메드 호세이파 군의 손글씨는 꺾어쓰기와 삐침이 적절히 섞여 읽기 편한 글씨체를 완성했다.
손글씨를 본 신달자 시인은 "놀랍다. 정교하고 리듬까지 느껴진다. 한글의 아름다움을 이쯤 표현하려면 한국을 이만큼은 이해하고 있을 듯 하다.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극찬했다.
모하메드 호세이파 군의 감동적인 수상 소감
또한 가수 김종진 씨는 "연습을 많이 하신 분들에게서만 나올 수 있는 가로세로 획으로, 정성 들여 내리써 주신 손글씨가 문장 '동포에게 고함'의 내용과 아주 잘 어울려 큰 울림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모하메드 호세이파 군은 6년 간 한국어를 공부했다고 한다. 그는 "일제의 국권 침탈에 맞서 조국의 자유 독립을 위해 희생한 안중근 의사의 '동포에게 고함'을 내 글씨로 쓰게 되어 정말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수상소감의 말문을 열었다.
이어 "자신의 죽음이 헛되지 않고 조국의 독립으로 이어지길 간절히 바랐던 그의 마음과 동양 평화를 추구했던 것처럼 76년 동안 땅이 빼앗기며 억압을 받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자유와 해방을 염원하며 내 글씨로 그의 메시지를 써 보았다"고 덧붙였다.
모하메드 호세이파 군은 "3년째 교보손글씨대회와 함께 하면서 내 개성 있는 글씨를 찾게 되어 기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더 많은 외국인들이 한글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느꼈으면 좋겠고 응원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