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여성 소설가 한강이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가운데 일본 유명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올해도 고배를 마셨다.

지난 10일 일본 언론들은 "한국 소설가 한강이 올해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며 "무라카미 하루키는 올해도 수상을 놓쳤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무라카미는 이미 2006년부터 매년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된 유명 작가다. 일본에서는 올해 무라카미의 수상이 유력하다며 기대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게다가 일본은 1968년 가와바타 야스나리, 1994년 오에 겐자부 등 2명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경험이 있었다.

모교에 동창생 모여 실시간 발표 지켜봐

심지어 영국의 최대 베팅 업체인 라드브로크스의 데이터에 따르면 유력한 수상 후보로 1위 중국 찬쉐, 2위 호주 제럴드 머네인, 3위에 무라카미가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강은 거론되지 않았다. 

이에 무라카미의 모교에서는 그의 동급생과 이웃, 교사들이 모여 실시간으로 발표를 기다리기도 했다.

그러나 스웨덴 한림원이 한강을 수상자로 지목하면서 일본은 올해도 아쉬움을 남긴 채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발표를 지켜보던 모교에서는 실망감 섞인 한숨이 터져 나왔다. 

산케이 보도에 따르면 초등학교 6학년 때 무라카미와 같은 반이었던 A씨는 "이번에는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겠다는 마음으로 봤다"며 "비록 수상은 못했지만 후보에 오른 것이 큰 일이고 내년에 수상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소설가 한승원의 딸인 한강은 1993년 '문학과 사회'에서 시 '서울의 겨울',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서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 작가로 발돋움했다.

이후 2016년 '채식주의자'로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하면서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한강의 수상은 아시아 여성 작가로 최초이며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은 지난 2000년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평화상 수상에 이어 두 번째, 아시아 작가 수상은 2012년 중국 작가 모옌 이후 12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