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워딩이 달라졌다. 이슈를 회피하고, 두루뭉실하고, 어떻게든 책임은 지지 않으려던 모습을 조금씩 벗겨내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대한 '모나지' 않은 이미지에 치중했던 그가 점차적으로 이슈 파이터로 변모하는 듯하다.
11일 중앙일보는 한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에 대해 주변인들에게 "이대로는 특검 공세를 막기 힘들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친한계 인사들은 한 대표가 김 여사와 관련한 특검에 대해 언급한다는 내용을 매체에 전했다.
김 여사 관련 특검은 현재 여야가 가장 강력하게 대치하는 사안 중 하나다. '채상병 특검'과 함께 현 정권에 가장 큰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국민 설문 조사에서는 투명한 수사를 위해 김 여사 특검이 필요하다는 게 대세지만, 여권에서는 "논란이 있다고 해도 야당의 일방적이고 편향된 특검 요구를 수용해선 안 된다"라는 의견이 주를 이뤄왔다.
"이대로는 막기 힘들어"...대체 왜?
하지만 한 대표가 "이대로는 특검 공세를 막기 힘들다"라고 말한 데에는 현재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이뤄진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에서 반란표가 4표가 나온 점에 더해 갈수록 윤 대통령·국민의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
'명태균·김대남' 논란까지 터진 터라 상황은 더 좋지 않다.
한 대표는 최근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모나지 않은 여당 대표의 이미지를 구축하던 한 대표가 모나지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친윤 성향의 의원들과도 조금씩 대립하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 속 오는 16일에는 10·16 재보궐 선거가 열린다. 이때 만약 국민의힘이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에서 패할 경우 정국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선거 이후에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가 있다. 정국에 태풍이 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