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은 9조원대였다.

스마트폰과 PC 등의 수요 회복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딘 것에 더해 '주력'인 범용 D램이 부진한 탓으로 분석된다. 특히 반도체 부문의 일회성 비용 등이 반영되면서 시장 기대치보다 더 낮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매출에서는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전체적인 수요에서는 아직 강세를 보였다.

8일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9조 1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4.49%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79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21% 증가했다.

매출은 분기 사상 최대였던 2022년 1분기의 77조 7800억원을 뛰어넘었지만, 영업이익은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는 못했다.

앞서 연합인포맥스가 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18곳의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10조 3047억원으로 예측됐다. 매출은 80조 8700억원으로 예측됐다.

당초 3분기 영업이익이 14조원대로 예측되기도 했지만, 삼성전자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악화됐다는 분석이 이어짐에 따라 증권업계는 예측치를 대폭 낮췄다. 하지만 실제 실적은 이 대폭 낮춘 예측치도 넘지 못했다.

매출은 사상 최대 기록했지만...삼성전자 반도체 DS 부문장, 이례적 사과

잠정 실적인 만큼 삼성전자는 이날 부문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증권업계에서는 DS 부문이 5조3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충격적인 실적 부진에 삼성전자는 이례적으로 사과 메시지를 전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이끌고 있는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은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3분기 실적을 기록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이는 실적에 대해 삼성전자 CEO가 최초로 공개사과한 것이다.

전 부회장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며 "모든 책임은 사업을 이끌고 있는 경영진에게 있으며 위기 극복을 위해 경영진이 앞장서 꼭 재도약의 계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술과 품질은 우리의 생명이며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삼성전자의 자존심이다. 단기적 해결책보다는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라며 "세상에 없는 새로운 기술, 완벽한 품질 경쟁력만이 삼성전자가 재도약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뢰와 소통의 조직문화를 재건하겠다. 현장에서 문제점을 발견하면 그대로 드러내 치열하게 토론해 개선하도록 하겠다"라며 "투자자 여러분과는 기회가 될 때마다 활발하게 소통해 나가겠다. 우리가 치열하게 도전한다면 지금의 위기는 반드시 새로운 기회로 반전시킬 수 있다고 확신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