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 서울의 밤 하늘은 형형색색의 불꽃으로 아름답게 물들었다. 그 모습을 지켜본 수많은 사람의 마음에도 행복이 자리했다.
아이들이 "엄마, 아빠 내년에 또 가고 싶어요"라는 말을 계속한다는 후기가 쏟아지는 것을 보면 '한화와 함께하는 서울 세계불꽃축제 2024'는 매우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듯하다.
이 축제는 오로지 한화그룹이 기획하고 실행하는 축제다. 안전관리를 위해 일부 좌석은 유료로 판매했을 뿐, 이 축제 관람은 사실상 완전 무료다. 한화는 돈을 한 푼도 벌지 못하는 이 축제를 왜 하는 걸까.
서울세계불꽃축제는 2000년 처음 시작된 뒤 한화가 매년 사회공헌활동으로 진행해 온 행사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취소됐던 것 이외에는 매해 9월 또는 10월 열려왔다.
한화는 1년 내내 이 축제의 기획·준비를 전담하는 직원을 16명이나 두고 있다. ㈜한화 글로벌사업부문 콘텐츠사업팀 직원 16명은 매년 100억원 안팎의 비용이 소요되는 이 축제의 성공을 위해 1년 365일을 매달린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 김승연 회장은 올해 특히 더 강력하게 '성공적인 축제'를 주문했다고 한다.
김 회장은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시민이 아름다운 불꽃을 통해 위로받고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더 크고 넓게 불꽃을 쏘아 올리자"라며 직원들을 독려했고, 예년보다 더 성공적인 축제가 완성됐다는 후문이다.
자발적인 축제 개최 이유는 '사회공헌'..."그룹 이미지 제고 효과도"
한화의 이 같은 자발적인 축제 개최는 '사회공헌' 활동을 위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화는 본래 '산업용 화약 제조'에 가장 중점을 두는 기업이다. 한화의 모태 역시 '한국화약'이라는 것을 보면 더 그렇다.
한국화약은 국내 최초로 산업·건설 현장에서 쓰이는 다이너마이트를 국산화한 기업이다.
1964년 불꽃놀이에 사용하는 화약을 본격 생산한 한국화약은 1988 서울 올림픽에서 성화·불꽃쇼를 책임진 바 있다. 기업 자체가 '불꽃'을 정신으로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한화는 현재 불꽃을 직접 생산하지는 않는다. 불꽃축제에 사용하는 화약은 국내외 전문업체에서 구매해 사용한다. 산업용 화약 판매의 매출 비중도 3%가 채 되지 않는다. 주력 사업도 '방산'이다.
하지만 본래의 기업 정신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그룹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마케팅 효과를 위해 꾸준히 불꽃축제에 힘을 쏟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다소 무거운 느낌의 '방산'을 주력으로 하는 한화는 알고 보면 한화생명·한화손해보험 등 아주 소비자와 밀접한 사업도 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한화이글스·불꽃축제 등을 통해 '그룹 이미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점은 주효한 성공을 거두는 것으로 보인다. 불꽃축제가 끝난 뒤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각종 SNS에서는 한화 이글스의 성공과 김 회장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글들이 다수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