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미용사가 '부모님의 허락을 받았다'며 고가의 붙임머리 시술을 예약한 중학생에게 시술을 해 줬다가 부모에게 전액 환불을 요구하는 항의 전화를 받게 됐다.

지난 11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지방에서 6개월째 붙임머리 시술을 전문으로 하는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미용사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A씨는 전날 저녁 2명의 여중생으로부터 '붙임머리 시술'을 원한다는 상담 전화를 받게 됐다.

그는 고가의 붙임머리 시술을 하겠다는 학생들에게 '미성년자는 반드시 부모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안내와 함께 시술비용을 꼼꼼하게 설명했다고 했다.

부모님 카드로 결제를 하고 간 아이들... 이내 걸려온 '항의 전화'

여중생들은 '부모님의 동의를 받았다'며 시술을 예약했고, 문자메시지를 통해 예상 시술 비용 및 부모님 동의 여부 등을 재차 확인하는 A씨의 물음에 '알겠다', '둘 다 동의받은 상태다'라며 예약을 확정 지었다.

문제는 A씨가 다음날 가게를 찾아 각각 3시간 동안 붙임머리 시술을 받은 여중생들의 시술 비용을 결제하면서 생겨났다.

A씨는 "특수 기장이라 1명은 44만 원, 1명은 40만 원의 비용이 나왔다. 각자 부모님 카드로 결제하고는 가게를 나섰는데 이후 아이의 어머님으로부터 당장 '환불'하라는 항의 전화를 받게 됐다"고 말했다.

심지어 아이의 엄마는 환불을 진행하지 않으면 고소를 진행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기까지 했다.

아이 엄마에 따르면 아이는 자신의 부모에게 '책'을 산다며 거짓말을 했고, 그렇게 받아온 카드로 A씨의 가게에서 붙임머리 시술을 받았다.

A씨는 "주변에 학교가 있어서 중고생들 방문이 많다 보니 매번 구두나 메시지로 꼭 부모님의 허락을 받았는지 확인하고 시술을 진행하는데 부모님께 직접 통화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 반나절의 시간과 재고비를 날려야 하는 거냐"고 토로했다.

그에 따르면 아이의 엄마는 아이가 받은 붙임머리 시술비용의 '전액환불'과 함께 '붙임머리 제거비용'까지 요구했다.

A씨는 "하필 사인도 제가 해버려서 너무 답답하다. 어떻게 40만 원이 넘는 고액을 법적 보호자의 동의 없이 결제할 수가 있냐며 화를 내고 민, 형사 들이대며 저를 사기로 고소하겠다고 하신다"고 말했다.

부모님의 허락을 받았다고 말하는 아이들의 말을 믿고 시술을 진행했다가 맞게 된 날벼락에 너무 허무하고 속상한 마음이 든다는 게 A씨의 입장이다.

A씨는 "지금 너무 화가 나고 억울하고 분해서 손이 떨린다"며 "도무지 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거짓말하고 카드훔쳐간 자식을 눈물 쏙 빼게 혼내야지 왜 엄한 사람한테 화풀이를 하냐", "아이가 저런 커다란 잘못을 저질렀는데 대처를 저런식으로 해 버리면 참 올바르게도 크겠다", "소름끼쳐서 사람 못 믿겠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대신한 사인이 너무 안타깝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또 다른 누리꾼들은 "앞서 그런 경우도 겪었다면서 중딩들이 큰 금액을 결제하는데 말로만 '허락받았다'고 하는 걸 믿은 것도 문제다", "문자 받았다고 끝낼 게 아니라 부모님과 통화를 했어야한다", "피해자를 탓하면 안 된다고들 하지만, 이건 확인을 덜한 본인이 피해 본 거다" 등 A씨가 보다 철저한 확인을 진행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