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개를 무서워해서 그래. 나 올라가거든 다음 거 타고 와"
푸들을 산책시키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서 마주한 이웃 할머니에게 이 같은 말을 들었다는 누리꾼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8일 인기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엘리베이터에 강아지안고 같이 타지 말라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아파트에 거주하며 강아지를 키우고 있다는 작성자 A씨는 "중학생 아들이 매일 저녁쯤에 강아지를 산책시키러 나가곤 한다. 강아지 종은 푸들이다"라며 운을 뗐다.
주인의 품에 안긴 채 짖지도, 으르렁 대지도 않은 강아지
그는 "아들 말에 의하면 아들이 강아지 산책시키고 1층에서 엘리베이터 타려고 하는데, 어떤 할머니가 '개가 무섭다'며 아들에게 자기가 먼저 올라가고 난 후에야 엘리베이터를 타라고 했다고 한다"고 덧붙여 말했다.
A씨는 "(아들에게) 강아지를 안고 탔냐고 물어보니 안고 탔다고 하고, 강아지가 짖거나 으르렁대지도 않았다고 한다"며 "지금까지 그 할머니를 서너 번 정도 만났다는데 매번 엘리베이터에 같이 타지 말라고 한다더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평소 동물보다 사람이 우선돼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강아지가 산책 중 남을 향해 짖기라도 하면 곧장 사과부터 하라고 아들에게 가르쳐 왔다고 말했다.
그런데 아무런 위협도 가하지 않은 강아지가 무섭다며 무작정 엘리베이터 합승을 거절하는 할머니의 행동은 솔직히 이해하기 힘들다는 게 A씨의 입장이다.
A씨는 "할머니가 타지 말란다고 그대로 내버려둬야 맞는 거냐. 좀 화가 나고 기가 찬다. 대체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겠냐"며 누리꾼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사연을 접한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동물이나 강아지 무서워하는 사람한테는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심한 공포를 느낄 수 있다", "당연히 불쾌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사람이 먼저니 배려해 줘야 한다", "알레르기가 있거나 강아지한테 안 좋은 기억이 있으면 그럴 수 있다" 등 강아지를 무서워하는 할머니에게 A씨 가족이 배려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할머니의 반응이 유난스럽다고 보는 입장도 있었다. 이들은 "순하게 있었는데 진짜 유별나기 짝이 없다. 벽에 바짝 붙어 있으면 되는 거 아니냐", "개 있어서 무서우니 다음 거 타고가라고 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을 거다", "무서워하는 사람이 알아서 피해야지", "불편한 사람이 피하는 게 맞지 않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