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싱글맘, 한국 유학 왔다 감금·폭행·임신·출산

'외국인 싱글맘' 아농이 한국으로 유학을 왔다가 몹쓸 짓을 당해 아이 엄마가 됐지만 계속 한국에 머물 수밖에 없는 기구한 사연을 털어놨다.

지난 18일 방송된 MBN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5'에서 아농은 한국으로 유학을 왔다가 몹쓸 짓을 당해 미혼모가 된 사연을 전했다.

아농은 "어릴 때부터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아서 한차례 교환학생 경험을 했고, 이후로도 한국이 늘 그리워 다시 한국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입학하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아농은 "한국행을 준비하던 중, 기숙사 신청 기간을 놓쳐 숙소를 구하지 못했고, 부모님이 이를 아시면 한국행을 반대할까 봐 혼자 해결하려 했다. 그러다 SNS에서 '한국 공장 취업 및 숙소 제공' 글을 보고 담당자와 만나 한 숙소에 들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스튜디오 MC들의 우려대로 아농은 "숙소에 가니 여러 남자가 살고 있었고 이들은 곧장 제 여권을 뺏어간 뒤 절 감금시켰다. 그러다 폭행은 물론 몹쓸 짓까지 했고 결국 임신을 해 뱃속 아이를 지키기 위해 탈출 시도를 했지만 번번히 붙잡혀 더욱 심한 폭행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비자 문제로 취업도 불가해

다행히 아농은 "여러 차례 시도 끝에 간신히 여권만 들고 도망 나왔고 지인의 도움으로 미혼모 시설에 입소해, 바로 다음 날 딸을 낳았다"고 해 충격을 안겼다.

역대급 막장 사연에 인교진은 "너무나 힘든 일을 당했는데, 혹시 원망스럽지는 않았냐"라고 조심스레 물었다. 아농은 "저의 잘못된 선택으로 이렇게 된 것이니 원망스러운 마음은 없다. 다만, 제게 남은 시간이 한 달밖에 없어서 딸을 위해 어떤 일이라도 해보고자 여기에 나오게 됐다"고 고민을 전했다.

직후 두 살 딸과 함께 사는 아농의 일상이 공개됐다. 아농은 작은 원룸에서 딸과 단둘이 살고 있었는데, 딸이 감기 기운을 보이자 병원으로 직행했다.

그러나 아농은 "아이 아빠가 한국인이고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딸의 국적이 한국이 아니라서 한국에서 계속 살 수 없다"고 설명했다. 딸이 보험 적용을 받지 못해 병원 치료비가 한국인보다 서너 배나 많이 나오는 것 물론,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어 쉽게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속사정을 고백했다.

또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애를 데리고 가면 종교적인 문제로 위험해질 수 있어서 갈 수가 없다"고도 했다. 통장잔고가 4만 원일 정도로 생활이 막막하지만 비자 문제로 취업도 불가해 돈을 벌 수가 없어서 아농은 친정엄마가 '유학비'에 보태라고 보내주는 돈과 무료 나눔 등으로 간신히 버티는 상황이었다.

아이 친부에게 '인지 청구 소송' 예정

때마침 친정엄마가 아농의 생일을 맞아 7만 1,500원의 용돈을 보내줬는데 이에 대해 아농은 "본국에선 (현지 평균) 월급이 30만 원 정도 되는데, 친정엄마가 제 학비에 보태라고 매달 10만 원씩을 보내주셨다"면서 아직도 친정엄마가 자신이 '미혼모'임을 모르고 있다고 밝혔다.

아농은 출입국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비자 문제에 대해 상담했다. 다행히 담당자는 "(아농이) 난민 신청을 해 놓은 것으로 확인되고, 난민 신청 자격으로 g1 비자를 6개월 이상 유지하고 갱신했다면 단순 업무 관련해서는 취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아농은 제작진의 도움으로 변호사들을 만나 딸의 한국 국적 취득을 위한 법률 상담도 진행했다. 변호사들은 "아이 친부에게 '인지 청구 소송' 한 뒤, 결과가 나오면 딸의 한국 국적 취득이 가능함은 물론 친부에게 양육비도 청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담 후에는 동네 주민들이 소개해 준 일터에 가서 농사일을 배우기도 했는데, 일은 고되지만 숙식까지 제공한다는 말에 아농은 딸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일하기로 굳게 마음먹었다.

이인철 변호사는 늦었지만 웃음을 되찾은 아농에게 "'인지 청구 소송'을 도와주려고 소장을 출력해 왔다"라며 "딸이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도록 법률 자문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아농은 마지막으로 "좋은 엄마가 돼 딸과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