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이혼한 전남편이 협박 문자를 보내고 무단침입을 시도하는데도 경찰이 긴급체포하지 않았다는 6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3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2014년 7월 남편과 이혼했다. 심각한 알코올 의존증에 빠진 전남편은 결혼생활 당시에도 생활비 한 번 제대로 준 적 없고, 술과 담배는 물론 도박까지 했다고.
심지어 술만 마시면 가위를 들고 '죽이겠다'고 협박하는 등 폭력적인 성향을 자주 드러냈다. A 씨의 두 아들은 아버지를 알코올 중독으로 정신병원에 입원시킨 적도 있다.
A 씨 부부의 가장 큰 이혼 사유는 경제적인 문제 때문이었다.
A 씨는 "남편이 술, 담배도 많이 하고 지병도 있다 보니 주변 친구들이 차라리 협의 이혼하면 기초수급자로 지정되지 않겠냐고 했다"며 "남편은 이혼 후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돼 임대아파트에 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 씨는 이혼 후에도 전남편이 혹여 밥을 굶을까 걱정돼 한 달에 한 번 왕래하면서 먹을 것을 챙겨줬다고 한다.
그러던 지난 5월부터 악몽이 시작됐다. 전남편이 A 씨의 종교 활동에 간섭하며 불만을 표출하자 참다못한 A 씨는 연락을 완전히 끊었다.
그 뒤로도 A 씨가 연락을 피하자, 격분한 전남편은 지난 6월 A 씨의 집을 찾아가 계속 문을 두드렸다.
피해자 아들 "사람 죽어야 구속할 거냐" 호소
당시 A 씨는 이웃에 피해가 갈까 봐 어쩔 수 없이 문을 열어줬고, 전남편은 "왜 연락 안 받냐"며 돌연 A 씨 얼굴에 주먹을 휘둘렀다.
이어 분노를 참지 못한 그는 집기를 부수면서 난동을 피웠고, 결국 아들이 아버지를 경찰에 신고하며 상황이 일단락됐다.
경찰은 폭행, 주거침입, 재물손괴 등 혐의로 붙잡힌 전남편에 대해 접근금지 조치를 내리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이 과정에서 전남편은 접근금지 조치를 16차례나 위반했다.
이후로도 A 씨에게 "죽여버리겠다"고 협박 문자를 보내고, 집을 찾아와 돌로 도어락을 내리치면서 부수려고 시도했다고 한다.
A 씨 아들이 다시 경찰에 신고했으나, 경찰은 "지금 전화도 받고 있고, 본인 집에 있어서 긴급 체포 요건이 안 된다"는 황당한 설명만 내놓을 뿐이었다.
A 씨 아들은 "말이 안 된다. 범죄 혐의도 확실하고 재범이지 않느냐. 막말로 제가 모르는 여자 집을 짱돌로 부수고 이랬으면 긴급 체포하고 바로 뉴스 나올 거 아니냐"며 "이혼하면 남인데 왜 가정폭력으로 취급하는지 모르겠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전남편은 지난 13일 새벽에도 경찰에 "전처를 죽이고 나도 죽겠다"라며 신고했다. 동시에 A 씨에게 밤새 총 34통의 전화를 했다고 한다. 이에 A 씨와 그의 아들은 불안감이 극에 달한 상태다.
A 씨의 아들은 "누군가가 죽어야 구속할 것인가. 긴급체포도 안 되고, 구금도 안 되니 하루하루가 너무 무섭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