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야기'가 중국을 강타하면서 극심한 피해가 나왔다. 당시 상황을 보면 관람차가 장난감처럼 이리저리 흔들리고 성인 남성이 홀로 서 있지도 못할 정도다.
태풍 야기의 중심부 풍속이 시속 200km를 넘어섰고 4명이 숨지고 90여 명이 다쳤다. 또 주택 침수 등으로 120만 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지난 10일 홍콩 매체 'HK01'에는 하이난성에 사는 여성이 강풍에 베란다가 통째로 날아가는 피해를 겪은 사진을 공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18층 높이의 아파트에 사는 10대 A씨는 야기가 중국을 강타한 지난 6일 저녁 6시께 건물 전체가 흔들리는 피해를 겪었다.
뜻밖의 '인피니티 테라스'에 뷰 구경한 10대
심지어 당시 엄청난 강풍에 A씨 방의 발코니가 통째로 날아가 버렸다고 한다. 영상을 보면 방범망과 창문이 설치되어 있던 발코니가 강풍에 싹 다 날아가는 모습이다.
순식간에 A씨 방의 발코니는 '인피니티 테라스'가 돼 버렸다. 절망적인 피해에 낙담하기도 잠시, A씨는 이를 즐기기 시작했다.
의자 하나를 들고 테라스로 나서더니 여기에 앉아 태연하게 다리를 꼬고 180도 파노라마 도시 뷰를 구경했다. 이 모습을 그의 어머니가 촬영했고 사진이 현지 SNS에 공개되면서 순식간에 화제가 됐다.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저 상황에서 낙천적인 게 대단하다", "속으로 울고 있었겠지", "불쌍한데 웃기다", "이게 말 그대로 웃프다는 건가", "즐기는 자가 일류다", "뭘 해도 성공하겠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만 A씨는 속으로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그는 "사실 걱정이 많고 두려웠다"며 "가족들은 모든 물건을 다른 방으로 옮겼다. 하지만 가장 무서운 시기가 지나갔고 가족들이 다치지 않아 비교적 평온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극한의 상황에서 되레 평온함을 찾은 A씨의 사진을 보니 2022년 한국을 강타한 '제네시스좌'가 떠오른다.
2022년 8월 8일 서울 수도권 지역에 엄청난 강풍과 천둥, 번개, 집중호우로 극심한 피해가 나온 당시, 한 남성이 도로가 침수되자 모든 것을 포기한 듯 자신의 제네시스 G80에 올라가 비를 맞고 있는 모습이 공개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남성을 둘러싸고 도로가 다 잠겼고 차량을 포기하고 목숨을 구한 그에게 '서초동 현자', '제네시스좌'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 사진은 해외에서도 화제가 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