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태풍 야기가 중국 본토를 두 차례나 강타해 4명이 사망하고 95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번 태풍으로 인해 중국 남부 하이난성 전역은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하이난성 하이커우시에서는 약 10만 5,500명의 주민이 대피했으며, 400채 이상의 가옥이 무너졌다.
이뿐만 아니라 거센 바람에 16만 7,800그루 이상의 나무가 뿌리째 뽑혔고, 5만 6,742헥타르의 농작물이 피해를 입어 263억 위안(한화 약 4조 4,500억 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
하이난성에는 구조·복구 작업을 위해 군부대까지 투입됐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 정작 주민들은 태풍에 떨어진 야자열매나 파도에 쓸려온 조개를 줍는 데 정신이 팔린 모습으로 공분을 사고 있다.
최근 중국판 틱톡 더우인(抖音)에는 태풍이 휩쓸고 간 하이난성의 현장이 담긴 영상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군인들은 쑥대밭처럼 변해버린 도시를 복구하는데 여념이 없다. 현장에 투입된 군인들은 차량과 보행자가 통행할 수 있도록 막힌 도로를 청소하는 모습이다.
주민들은 조개·야자 열매 줍느라 정신없어
그런데 일부 하이난 주민들은 태풍으로 인한 뜻밖의 수확에 꽂혀버렸다.
공개된 영상 속 거센 바람에 떨어진 야자수 열매를 줍는 주민들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어떤 이들은 야자 열매를 수레째 실어 날랐다.
바닷가로 향한 주민들은 파도에 휩쓸려온 조개와 물고기를 정신없이 주워 담았다.
재난 현장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보면 지역 축제로 생각할 정도다.
이런 주민들의 모습을 접한 현지 누리꾼들의 반응은 극명히 갈리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재해로 피해를 입었지만 낙관적인 모습이 보기 좋다"라는 반응을 보인 반면, 또 다른 누리꾼들은 "이재민만 120만 명이 넘는 상황에 군인들이 저렇게 복구 작업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웃으며 야자열매나 주울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