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3일(월)

불전함에 손 댄 어린소년 어깨 토닥여 준 스님... 27년 흘러 받게 된 '참회의 편지'


사진제공=통도사


어린 시절 사찰 불전함에 손을 댔던 한 소년이 27년이 지난 현재 불전함 속에 스님을 향한 감사 편지와 현금 200만 원을 남기고 갔다.


9일 경상남도 양산 통도사 자장암은 지난달 중순 불전함 안에 들어있는 편지 1통과 200만 원의 현금이 들어있는 봉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스님이 열어본 편지의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시간은 지금으로부터 27년 전으로 돌아간다.


편지를 작성한 작성자는 "어린 시절 생각이 없었습니다. 불전함을 들고 산으로 가서 통에서 약 3만 원의 돈을 빼갔다"며 철 없던 시절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고백했다.


사진제공=통도사


이어 "그리고 며칠 뒤 또 돈을 훔치러 갔는데 한 스님이 제 어깨를 잡고 아무 말 없이 눈을 감고 고개를 좌우로 저으셨고 그날 아무 일도 없이 집으로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날 이후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남의 것을 탐한 적이 없습니다. 일도 열심히 하고 잘살고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날 스님이 주문을 넣어서 착해진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자신이 과거 훔친 돈에 대해 '잠시 빌린 것'으로 생각해 주면 감사하겠다고 말한 그는 "곧 아기가 태어날 것 같은데, 아이한테 당당하고 멋진 아버지가 되고 싶다. 그날 스님 너무 감사했습니다.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라며 27년 전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며 거듭 사과했다.


"곧 태어날 아이에게 당당하고 멋진 아빠 되고 싶어"


사진제공=통도사


남성이 언급한, 27년 전 자신을 용서해 준 스님은 통도사 주지를 지내고 자장암에서 감원을 맡고 있는 현문 스님으로 알려졌다.


해당 소식을 접한 현문 스님은 "그때 그 소년이 불전함에 손을 댄 것을 보고 어깨를 다독였는데 그 인연으로 자신의 삶의 이정표가 바뀌고 성찰하는 기회가 된 것 같다"며 "곧 태어날 아기도 축복 속에 태어나겠다"고 축원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그날의 일을 잊지 않고 마음의 짐으로 갖고 있던것 부터가 마음이 선한 사람이다", "스님께서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셨다" 등 훈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