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2일(일)

"상견례 앞두고 양팔 절단, 아내는 내 곁을 지켰다"... '패럴림픽' 철인 3종 김황태의 감동 사연


Instagram 'para_tkd_tri'


2024 파리 패럴림픽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김황태 선수가 한국 선수 최초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역사를 쓴 가운데 그의 가슴 뭉클한 사연이 전해졌다.


앞서 지난 2일 김황태는 트라이애슬론 PTS3 등급 경기에서 1시간 24분 01초를 기록하며 11명 중 10위를 차지했다. 그에게 순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결승선을 통과한 순간만큼은 1위보다 행복한 김황태였다. 


두 팔이 없는 김황태는 다른 선수들과 달리 발차기로만 센강을 헤엄쳐야 했다. 그야말로 사투였다. 영법을 번갈아 구사하고 숨을 쉴 때마다 발을 힘차게 차며 머리를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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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서 나온 그는 곧바로 의수를 끼고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돌려 드라마를 써 내려갔다. 20km 사이클에 이어 5km 마라톤까지 쉼 없이 달린 김황태는 11위에서 역전에 성공하며 10위로 올라섰다.


한국 패럴림픽의 역사를 새롭게 만든 김황태는 지난 5일 공개된 언론 인터뷰에서 "아내는 항상 희생했다. 2007년 운동을 시작하고 나서는 항상 주말에 집을 비웠다. 딸에게도 미안하고 고맙다"고 전했다.


경기 내내 함께한 아내 김진희 씨도 "완주해 줘서 고맙다"며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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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견례 앞두고 양팔 절단됐지만 묵묵히 곁을 지켜준 아내


김황태는 지난 2000년 8월 전선 가설 작업 중 고압선에 감전돼 양팔을 잃었다. 당시 7년째 교제하고 있던 김진희 씨와 양가 상견례를 불과 한 달 앞둔 시점이었다.


그러나 김 씨는 김황태를 포기하지 않았다. 끝까지 그의 곁을 지키며 양팔이 되어줬다.


아내 김 씨는 김황태의 핸들러(경기 보조인)로 이번 대회에 함께 출전했다. 핸들러는 종목과 종목 사이에서 준비 과정을 돕는 역할을 한다. 주로 선수의 경기복 환복과 장비 착용을 돕는다.


트랜지션(환복을 포함한 다음 종목 준비 과정) 시간이 모두 경기 기록에 포함되기 때문에 핸들러와의 호흡이 매우 중요하다. 경기 당시 김황태와 김진희 씨의 트랜지션 소요 시간은 1분 6초로 11명의 출전 선수 중 가장 짧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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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는 노력 끝에 완성한 찰떡 호흡으로 기적을 만들어낸 셈이다. 경기 후 김 씨는 "이제는 남편이 편안하게 운동했으면 좋겠다"며 "가족과도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패럴림픽 도전을 마무리한 김황태는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끝으로 그는 "태권도 주정훈 선수가 도쿄 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뒤 선수가 많이 유입됐다"며 "올해 5월 대한장애인트라이애슬론연맹이 창립됐는데 아직 정가맹단체가 아니다. 나를 보면서 많은 선수들이 도전했으면 한다. 지원도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