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순'으로 자식들을 차별해 온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자신이 아닌 '수재' 조카에게 저택을 물려줘 서운하다는 장남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5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사업에 대한 기여분을 인정받고 싶다는 장남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아버지는 많은 재산을 갖고 계셨지만, 어렸을 때부터 저희 형제들을 늘 '성적순'으로 차별했고, '능력에 따라 재산을 물려주겠다'는 말을 공공연히 하셨다"며 운을 뗐다.

이어 "아버지가 성적에 집착하신 이유는 어린 시절 할아버지를 잃고 동생들 뒷바라지를 하며 학업을 포기한 당신의 한 때문이었다"고 덧붙여 말했다.

그러나 A씨의 형제들은 아버지가 제시한 높은 기준에 그 누구도 들지 못했고, 수재를 바라던 아버지의 염원은 형제들 중 가장 '성적'이 좋지 않았던 막냇동생의 자녀 즉 '손녀'를 통해 이뤄지게 됐다.

A씨는 "막냇동생이 낳은 조카가 어릴 때부터 영재로 소문이 자자했다. 고등학교 조기졸업, 명문대 입학으로 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렸다"며 "아버지는 장남인 저보다 막내 손녀를 더 예뻐하셨다"고 토로했다.

조카만 따로 불러 사업 노하우 전수해 준 아버지

'능력에 따라 재산을 물려주겠다'는 아버지의 말은 결코 가벼운 말이 아니었다. A씨의 아버지는 사업 노하우와 갖은 조언을 막내 손녀에게만 전하며 그를 자신의 '후계자'로 삼았다.

A씨는 "진짜 문제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였다. 아버지는 자신의 재산 중 가장 가치 있던 '저택'마저 조카에게 물려줬다"며 "어떻게 장남인 저를 두고 그러셨는지 너무 서운하다. 저택을 받고 조용히 있는 조카도 야속하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막냇동생은 상속분에서 저택 값을 빼고 가져가야 하는 것 아니냐. 저도 아버지 사업에 여러 도움을 드렸는데 이에 대한 기여분을 인정받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며 말을 마쳤다.

A씨의 사연을 접한 김소연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할아버지가 손녀에게 준 저택은 막내아들 상속분에서 빼야 하며 상속재산 분할 시 반영해야 할 문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상속재산 분할 합의는 공동상속인이 합의해 재산을 나누는 것으로 동의가 필요하고 합의가 안 되면 법원에 심판을 청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 변호사는 A씨가 아버지 사업에 도움을 줬다고 해도, 그저 '도움'의 수준이었다면 이는 '특별한 기여'로 인정받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