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는 온통 초록빛으로 뒤덮여 있어 신비로움을 주는 숲, '야쿠시마섬 원시림'이 있다.
1993년 유네스코(UNESCO) 세계자연유산으로도 선정된 바 있는 이 숲은 우리에게 스튜디오 지브리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애니메이션 '원령공주(모노노케 히메)'의 배경으로 익숙하다.
그런데 이곳을 자리잡고 있던 3000년 된 야요이 삼나무가 제 10호 태풍 '산산'의 강풍에 두 동강 나고 말았다.
지난 3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가고시마현의 야쿠시마섬 원시림에서 자라던 높이 26.1m, 둘레 8.1m의 야요이 삼나무가 부러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야요이 삼나무는 일본 청동기·철기 시대인 야요이 시대부터 살았던 것으로 알려진 나무로, 일본을 대표하는 거목 중 하나다.
보도에 따르면 야쿠시마섬 산악 가이드인 야부타 구미코는 태풍이 야쿠시마섬을 지나간 후인 지난달 31일 삼나무 상태를 확인하러 갔다가 이 처참한 광경을 목격했다.
뿌리 근처에 줄기가 부러져 윗부분이 떨어져 나간 뒤 수평으로 쓰러져 있었다고 한다. 다행히도 나무 전체가 뿌리째 뽑힌 것은 아니지만 다시 자랄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고 전해진다.
또한 산사태가 발생해 숲 곳곳의 길이 막힌 상황이다.
한편 일본을 강타한 제10호 태풍 '산산'은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 모두 7명이 숨지고, 129명이 다쳤으며 1명이 실종됐다.
인명 피해 뿐만 아니라 산사태, 하천 범람, 주택 파손 등도 발생했으며, 침수된 도로 한복판에서 잉어가 발견되는 일도 있었다. 기이한 모습도 포착됐다.
태풍 '산산'은 큰 피해를 남기고 지난 3일 열대 저기압으로 변했다. 그러나 제11호 태풍 '야기'가 연이어 발생해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