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신경과 의사가 숙련된 기술이 필요한 뇌수술에 13살 딸을 참여시킨 사실이 알려져 공분이 일고 있다.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The Telegraph)의 보도에 따르면 오스트리아의 한 신경외과 전문의가 13살 딸이 환자의 두개골에 구멍을 뚫도록 허락했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 1일 33세 남성 A씨는 오스트리아의 한 숲에서 사고를 당해 심각한 머리 부상을 입고 슈타이어마르크주의 그라츠 대학 병원으로 이송됐다.
여성 신경외과 의사는 환자의 응급 뇌수술에 자신의 13살 딸을 참여시켰다. 심지어 그는 딸이 드릴로 환자의 두개골에 구멍을 뚫는 작업을 하는 것도 허용했다.
다행히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이 났지만 3개월 후 지난 4월, 그라츠 검찰에 익명으로 제보가 들어와 관련 조사가 시작됐다.
당시 A씨는 언론을 통해 사건 소식을 처음 접했으며, 7월이 되어서야 경찰로부터 자신이 피해자라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피해 환자 "실험용 기니피그 된 기분"
A씨의 변호인 피터 프라이버베르거(Peter Frieberger)는 "의지와 상관없이 의식을 잃은 채 누워서 '실험용 기니피그'가 되었다"며 "다른 말로 표현할 수는 없을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병원은 A씨에게 연락을 취하지도 않았으며, 설명이나 사과도, 그 어떤 것도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라츠 병원 측은 수술에 참여했던 외과의와 다른 직원 한 명을 해고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체 수술팀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까지 딸이 수술에 실제로 참여했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없다"며 "병원 경영진은 이번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이 문제를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