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측과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이르면 10월 초 재교섭에 나설 전망이다.
노사 양측의 교섭 재개 시점이 한 달여 뒤로 잡힌 것은 전삼노의 대표교섭권 및 파업권 상실에 따른 것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전삼노는 이달 초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하면서 대표교섭권 및 파업권을 상실했다.
삼성전자 내에는 전삼노를 비롯해 사무직노동조합(1노조), 구미네트워크(2노조), 동행노동조합(3노조), 삼성그룹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옛 DX노조, 5노조) 등의 노조가 있다.
대표교섭권은 전삼노에게 있었으나, 이를 확보한 지 1년이 된 이달 초까지 협약을 하지 못해 어느 노조든 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1노조가 이날 교섭을 요구해 전삼노는 대표교섭권을 잃었다.
이에 전삼노는 파업권 또한 잃게 됐지만 이는 전삼노의 전략적 판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파업권 잃었지만, 1노조 활용해 '재교섭' 확보할 듯...꼼수 지적도
당초 전삼노와 1노조는 통합을 선언했다. 하지만 아직 관련 법적 절차가 진행되지 않아 1노조의 교섭 요구가 가능하다고 전삼노 측은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전삼노는 1노조와 관계가 우호적이다. 이를 바탕으로 3만6천명 규모의 전삼노가 대표교섭권을 다시 가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삼노는 "다른 노조로부터 이의가 발생하면 더 길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없다면 단일화 절차 후 10월 1일부터 교섭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10월 1일 이후 교섭을 진행해 파업권을 다시 가져오는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은 전날 임직원을 대상으로 열린 'DX 커넥트 타운홀 미팅'에서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고 임직원 모두 상생하는 관계를 구축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전삼노 측은 "한 부회장이 노사와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겠다는 발언을 했다"며 "이는 노조와의 만남에 흔쾌히 응하겠다는 약속으로, 곧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