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준 7급 공무원의 시험 경쟁률이 40.6대 1로 집계됐다. 선발 예정 인원 654명에 무려 2만 6,532명이 지원했다.
이처럼 높은 경쟁률을 자랑하는데도 사표를 쓰고 쿠팡 아르바이트를 하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져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해뜰날 숑숑'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40대 여성의 영상이 재조명되고 있다.
영상에서 그는 "나는 40대 1인 가구로 일반행정직 공무원으로 10년이나 다녔지만 주식으로 거의 전 재산을 날렸다. 지금은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고 있고 유튜브와 블로그를 운영하며 살아가고 있다"라고 자신을 설명했다.
쿠팡에서 주로 저녁 7시부터 다음 날 새벽 4시까지 야간 근무를 하고 있다는 그는 이날 입고 공정을 신청해 근무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밥을 먹고 일을 하는데 관리자들이 모여서 웅성웅성하고 있고 화가 난 듯했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알바생 중이 누군가 너무 힘들어 '추노(작업장 이탈)'를 한 것이었다"며 "너무 힘들어 못 하겠으면 조퇴 신청서를 쓰고 집에 가면 일한 시간까지는 시급도 챙겨주는데 안타까웠다. 남은 사람들이 그 사람의 일까지 더 해야 해 훨씬 바빠진다"라고 말했다.
이에 그는 '추노'를 한 사람 때문에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새벽까지 일했다고 전했다.
이날 그는 야간 수당 20,580원, 주휴 수당 32,240원을 포함해 총 133,930원을 벌었다고 한다.
"공무원 그만두고 또 합격했지만 다시 퇴사해... 좋아하는 일 할 것"
해뜰날 숑숑은 다른 영상에서 공무원을 그만둔 이유에 대해 밝혔다.
그는 "'공무원' 하면 신의 직장이다, 철밥통이다 하는데 공무원을 그만둔 데에 3가지 이유가 있다"라고 털어놨다.
첫 번째 이유는 노력에 비해 급여가 너무 적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공무원은 거의 최저임금을 받는데 각종 수당이 있기는 하지만 그 수당들은 업무량이 많기 때문에 초과 근무를 해서 받는 초과 수당이나 생계유지에 필요한 수당 정도였다"라면서 "급여가 조금 적더라도 워라밸이 어느 정도 유지된다면 해볼 만할텐데 공무원 사회에 워라밸이 있는 곳은 거의 없다. 본청에서 근무할 때는 새벽 2~3시까지 야근한 적이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읍면 사무소에서 일할 때는 산불 근무나 비상근무, 숙직 등으로 주말마다 출근해야 했다고도 했다.
두 번째 이유로 그는 "급여에 비해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과 악성 민원에 자주 시달린다는 것이다"라면서 "국민 신문고에 민원 올라오면 여기저기 불려 다니며 처리해야 하고, 소송 걸리는 일도 많고 경찰서와 법원 끌려가서 조사를 받는다.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형사 법원도 끌려가 봤다. 잘못해서 문제가 됐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그런 일에 휘말려 끌려다닐 때마다 스트레스 때문에 밤에 잠도 못 자고 자다가 몇 번씩 깬 적도 많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돈(회계)이나 허가 관련 부서에서 근무할 때면 민원인에게 쌍욕을 밥 먹듯이 얻어먹고, 각종 협박에 시달린 적도 많다. 무서워서 어느 순간부터는 일부러 명함조차 파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 세 번째 이유로 그는 "행정직 공무원이다 보니 전문성이 없이 아무 곳이나 발령을 받아 업무에 적응을 좀 할만하면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나서 일하는 저도 힘이 들고 매번 담당자가 바뀌니 그로 인한 민원인의 불만도 상당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공무원이 분명 안정적이고 좋은 직업이지만, 저와는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 들어 그만두었는데, 막상 그만두고 보니 나이 때문에 다시 취업할 수 있는 곳이 없더라. 재취업이 안 돼 상당 기간 방황하다가 다시 공무원 준비를 해서 2020년 지방직 시험에 합격했으나 다시 퇴사했고, 2022년 국가직 시험에 합격했지만, 또 퇴사했다"라고 말했다.
모두 같은 이유로 퇴사를 했다고.
그는 "이제 다시는 공무원 시험을 보지 않을 것"이라면서 "공무원 시험은 하루 10시간씩 1년만 공부하면 누구나 합격할 수 있는 시험이기 때문에 시험을 보면 얼마든지 합격할 자신이 있지만, 저처럼 적성에 맞지 않는 사람이 공무원 시험을 보는 것은 정말로 어리석은 일이라는 것을 이젠 알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이제 정말 나답게 살기로 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좋아하는 일,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할 것"이라면서 "나이는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제 안에는 아직도 에너지가 많고 해보고 싶고 배우고 싶은 게 너무 많다. 그래도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알바도 하고, 유튜브와 블로그도 시작했다"라며 영상을 마쳤다.
그의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가족 중에 공무원이 있어서 공감된다. 공무원은 칼퇴하는 줄 알았는데 홍수 나도 나가고 눈이 와도 나가고 너무 힘들어 보이더라", "저도 지방직 그만두고 국가직 왔는데 비슷한 이유로 또 힘들어 그만둬야 하나 싶다", "현명한 선택이다", "퇴사를 결단한 용기가 부럽다", "무엇이든 잘할 사람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