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을 팔아서라도 딸을 찾고 싶어요"
25년 째 실종된 딸을 찾아다니던 아버지가 끝내 딸을 만나지 못하고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28일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 시민의 모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잃어버린 딸을 찾아다니던 송길용(71) 씨가 지난 월요일(26일)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송씨의 빈소는 평택 송탄제일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송씨의 아내는 우울증을 앓다 오래 전 먼저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더욱 안타까움을 안긴다.
송씨는 지난 1999년 당시 17살이었던 딸 송혜희 씨를 잃었다. 송혜희씨는 경기 평택의 집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내린 이후 행방불명됐다. 송혜희 씨의 마지막 모습을 본 것으로 알려진 버스기사는 이날 술 냄새가 나는 의문의 남자가 함께 내린 모습을 기억한다고 증언했다.
핸드폰 번호도 바꾸지 못하고 기다린 딸...끝내 못 만나
송씨는 딸을 찾기 위해 생업을 접고 '실종된 송혜희 좀 찾아주세요'라고 적힌 현수막을 전국 곳곳에 설치하고 애타게 찾아다녔다. 방송 출연은 물론이고 딸 사진이 걸린 트럭을 타고 전국을 돌아다녔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송씨는 "딸을 찾기 위해 사용한 자동차를 폐차한 뒤 새로 산 차의 주행 거리가 20만 km에 달한다"고 밝혔다.
송씨는 전국에 있는 아동 보호 시설을 수소문하는가 하면 실종 전단 현수막을 교체하려다 사다리에 떨어져 허리를 크게 다치고도 기초생활수급비 60만 원 중 40만 원을 현수막 및 전단지 제작에 썼다고 한다.
또한 송씨는 010번호 통합 정책이 나왔을 당시, 실종된 딸이 전화를 걸어 올까 봐 016 번호를 고수하겠다는 강경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런 노력에도 딸을 끝내 만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게 된 송씨. 많은 이들이 함께 슬퍼하며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