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미안하다. 그리고 사랑해"
오늘(25일) 경기 부천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지난 22일 부천 호텔 화재 현장에서 숨진 김 모(28·여) 씨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부천 호텔 화재 참사로 숨진 7명의 사망자 중 첫 발인식이다.
김씨의 아버지는 발인식이 엄수되자 참았던 눈물을 다시 터뜨렸다.
사고 전날 아버지의 생일을 맞아 '아빠 생일 축하해. 엄마랑 맛있는 거라도 먹고 잘 쉬어'라는 문자를 보내왔던 살가운 딸이었다.
화재 발생 20분 후 엄마에게 전화한 딸
딸의 관이 운구차로 향하자 영정사진 속 딸의 얼굴을 바라보던 아버지는 연신 딸의 이름을 부르며 "아빠가 미안하다"고 오열했다.
김씨의 어머니도 운구차로 옮겨지는 관을 따르며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는 손수건으로 입을 막았지만, 터져 나오는 울음소리를 막지는 못했다.
김씨는 호텔에 화재가 발생하고 20분 정도가 지났을 시점,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머니는 다급하게 전화를 건 딸의 목소리를 떠올리면 여전히 참을 수 없이 고통스럽다고 했다.
당시 딸은 "구급대원들 안 올라올 거 같아. 나 죽을 거 같거든. 5분 뒤면 숨 못 쉴 거 같아. 일단 끊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탁할게. 장례식 하지 말고 내가 쓴 일기장 그런 거 다 버려"라고 말했다.
자신을 떠올리며 슬퍼할 부모님을 위해서 온 힘을 다해 꺼낸 말이었다.
평소 딸이 원하는 것이라면 다 해주고 싶은 엄마였지만, 그는 장례식을 하지 말아 달라는 딸의 부탁만큼은 들어줄 수 없었다.
유족들에 따르면 고인은 유학을 다녀와서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었으며, 늘 가족을 생각하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고인의 유해는 경기 화성의 함백산추모공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김씨를 포함해 부천 호텔 화재 사고 희생자 7명의 발인은 오는 26일까지 모두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번 화재는 지난 22일 오후 7시 34분 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의 한 호텔에서 발생해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치는 등 총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