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 지역의 한 초등학교에서 언어장애를 가진 여학생을 상대로 한 집단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4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 용인 지역의 한 초등학교 4학년 남학생 5명은 지난 4~5월 한 달간 언어장애를 앓고 있는 피해 여학생의 신체를 여러 차례 추행했고, 이를 파악한 교사가 경찰에 신고했다.
이날 JTBC '이상엽의 부글터뷰'에는 피해 학생 부모 A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어느 날 A씨는 학교로부터 아이가 학교폭력 피해 학생으로 신고됐다는 전화를 받았다.
A씨는 "(학교 측이) '(가해) 아이들을 접근 금지 신청을 하시겠습니까?' 다짜고짜 이렇게 물었다"라고 말했다. 신고를 한 사람은 초등학교 임시 교사였다.
A씨는 "가위바위보 놀이를 해서 벌칙이 여러 가지 있었다고 한다. 저희 아이를 만지고 오는 게 강도 높은 벌칙이었다"라고 전했다.
피해 학생이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가해 학생들은 괴롭힘을 멈추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내 딸이 당한 구체적인 피해 사실도 학교가 아니라 경찰에게서 들었다"며 "학교 측이 성 사안의 경우 경찰 신고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물어봐도 알려주지 않았다"라고 토로했다.
학교 측은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들을 분리조치 하지 않고, 가해 학생들에 대해 일시적인 등교 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후 학교 대신 용인교육지원청에서 전담 조사관들이 파견됐다.
가해 학생들 "피해 학생이 말 못 해서 이르지 않을 줄 알아"
JTBC가 확보한 53장 분량의 학폭심의위 회의록에 따르면 가해 학생들은 여러 번 피해 여학생을 성추행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친구들이 시켜서 억지로 그랬다"며 서로 책임을 미뤘다.
그러면서 "피해 학생이 말을 못 해서 이르지 않을 줄 알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가해 학생 부모들은 성추행 횟수를 지적하거나 학교에 장애 학생이 있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학폭심위위는 △여러 학생이 성적인 신체접촉을 하기로 공모했고 언어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한 점에 대해 '심각성 보통' △4월과 5월 가해 행위를 반복한 것에 대해 '지속성 낮음' △장난으로 생각해 피해 정도를 깊게 생각하지 못했고 피해 학생이 장애가 있음을 충분히 인지해 '고의성 낮음' △잘못을 타인에게 전가하고 있지만 반성하고 있고 진정성 있는 사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반성·화해 정도 높음' 등으로 판단했다.
이를 토대로 학폭심의위는 가해 학생 5명에게 학교봉사 처분을 내렸다.
일부 가해 학생 부모는 JTBC에 "장난에서 시작한 일을 왜 이렇게 크게 만드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학교에서 피해 학생이 장애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며 "피해 학생을 놀리거나 만지지 말라고 했다면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피해 여학생은 현재 이상행동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팀은 가해 학생들과 학교 측을 상대로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