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적인 은퇴식으로 화제가 됐던 대구 어린이집에서 16년간 아이들의 등하원을 도와준 할아버지 운전기사의 근황이 전해졌다.
최근 유튜브 채널 'KMIB'에는 '16년간 어린이집 차량 몬 기사 할아버지의 퇴사 후 반전 근황'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대구 북구 동변동 소재의 '튼튼한어린이집'에서 16년 동안 운전기사로 일하다 은퇴한 박영복 씨(77)의 근황이 담겼다.
앞서 지난 3월 박 씨는 16년간의 운전을 끝으로 은퇴했다. 이때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박 씨를 위한 소소한 은퇴식을 열어 감동을 자아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올해 77세인 박 씨는 시외버스, 고속버스, 어린이집 버스 운전사로 50년간 일한 베테랑이다. 특히 이 어린이집에서만 16년째 운전대를 잡았다.
그는 16년 동안 단 한 번도 사고를 낸 적이 없다고 한다. 안전벨트 '딸깍' 소리가 나지 않으면 출발하지 않았을 정도로 아이들의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런 그가 은퇴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척추 협착증을 앓기 시작하면서다. 반년 전부터 무릎 통증이 심해지자 혹여 자신 때문에 아이들이 다칠까 운전대를 내려놓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어린이집 선생님들의 아쉬움과 축하가 섞인 은퇴식을 끝으로 어린이집을 떠날 줄 알았던 박 씨는 6개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어린이집으로 출근 도장을 찍고 있다.
은퇴 후에도 6개월 째 어린이집 출근 도장 찍고 있는 박 씨
어린이집 부원장은 "방학 기간인데 매일 오시긴 매일 오신다"며 "닭장에 닭 모이도 주시고 세탁기가 고장 나서 고쳐주셨다. 요새 비가 많이 왔는데 보수하시고 세탁기도 옮겨주시느라 계속 나오신다"고 웃어 보였다.
선생님들이 말려도 어린이집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수리하느라 은퇴 전보다 더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박 씨다.
사실 박 씨가 어린이집을 매일 찾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못 말리는 아이 사랑 때문. 아이들도 박 씨의 그런 마음을 아는지 "할아버지~~"하면서 안기고 그를 친 할아버지처럼 늘 반겨준다고 한다.
부원장은 "보수를 받고 하는 일이 아니셔서 그냥 저희한테는 가족 같은 할아버지다"라고 말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홀로 생활하는 박 씨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더 안전하게, 즐거운 어린이집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보수까지 책임지게 됐다.
조만간 면허증을 반납할 예정이라는 박 씨의 마지막 운전 역시 '어린이집 쌀 배달'이라고 한다. 정말 아무도 못 말리는 아이들 사랑이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눈물 난다", "어린이집도, 할아버지도 너무 감사하다", "사회에 꼭 필요한 어르신", "아이들을 정말 사랑하는 것 같다", "감동적이다", "존경할 만한 어른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