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교정직 공무원으로 합격한 남성이 일면식도 없는 여성들에게 SNS로 외모를 비하하는 욕설 메시지를 보내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다.
남성은 심신미약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20대 여성 A씨는 어느 날 모르는 남성으로부터 다이렉트 메시지(DM)를 받았다. A씨가 올린 사진에 대해 외모를 비하하는 내용이 담겼다.
A씨처럼 갑자기 욕설 메시지를 받은 이들은 한둘이 아니었다. 제보자 중 한 명이 피해 사례를 모아보니 30명이 넘었다.
피해자들은 "갑자기 나타나서 '얼굴이 X 같다'고 하고 '이런 거는 모욕죄가 안 된다'고 자기는 쌍욕을 한 것도 아니고 장난친 건데 과연 신고가 되까 하면서 조롱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남성은 "못생긴 게 눈 버린다", "얼굴 보니 진절머리 난다", "내 눈이 썩겠다" 등 외모 발언을 이어갔고, 피해자들이 답장하면 오히려 더 센 수위로 인신공격했다.
피해자들은 메시지를 보낸 남성의 정체를 알고 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 남성의 정체... 교정직 공무원 합격자였다
알고 보니 이 남성은 올해 교정직 공무원으로 합격한 상황이었다. 그는 SNS에 '겸손한 교정직 공무원이 되겠다"며 글을 썼으며, 제복을 입은 셀카 사진을 올린 적도 있었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이 남성은 문제의 행동을 한 것에 대해 "SNS에서 난동 부리는 게 짜릿하다. 교도관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하니까 이 일탈의 쾌감이 너무 짜릿하다. 일종의 장난"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남성은 피해자에게 "술 마셔서 그랬다. 죄송하다"라며 사과한 뒤 더 심한 욕설을 하기도 했다.
이에 피해 여성이 연락하자 남성은 "나 강박증 약 먹는 환자다. 나도 내가 통제가 안 된다. 그걸(욕하는 행위) 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그렇다"고 했다.
한 피해자는 "모범적인 사람이 공적 업무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인성 검사가 잘 안된 것 아닌가 싶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사건반장' 취재진은 메시지를 보낸 남성에게 입장을 물었다. 그러자 남성은 "출연료를 주냐"고 물었고, '출연료는 없다'고 하자 "그러면 안 한다. 나 바쁘다"고 답했다.
해당 남성은 아직 정식 채용 전 '채용후보자' 신분이다. 법무부에도 이미 이 사건과 관련한 민원이 상당수 접수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는 다른 교도관들의 사기가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법무부는 "채용 후보자의 품위 손상이 가볍지 않아 보이고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교정 공무원의 직업 특성을 감안해 관련 법령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