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호 태풍 '종다리'가 20일부터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면서 20, 21일 전국 곳곳에 최대 100mm의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태풍이 북상하면 더위가 한풀 꺾이지만 이번 태풍은 세력이 약한 동시에 남쪽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끌고 와 오히려 폭염과 열대야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기상청은 제9호 태풍 '종다리'가 북상함에 따라 제주도와 전남권, 경남권에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예상 강수량은 부산·울산·경남 30~80mm(경남 남해안, 지리산 부근은 100mm 이상), 제주도 30~80mm(중간산, 산지 100mm 이상), 전남·광주·전북 30~80mm(전북 서해안, 전남 남해안, 지리산 부근 100mm 이상)이다.
태풍 '종다리'는 북한이 제출한 이름으로 중심기압 1000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19m(시속 약 68km)인 소규모 태풍이다.
20일 오전 제주 남서쪽 해상을 지나 북상하다 21일 오전 6시경 충남 서산시 남서쪽 약 100km 부근 해상에서 열대성 저기압으로 바뀌며 소멸할 것으로 예상된다.
열대성 저기압은 이후 풍속 초속 13~15m(시속 47~54km)인 상태로 수도권을 지나서 21일 오후 강원 속초시 남서쪽 90km 지점까지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종다리 지난 후 폭염·열대야 더 심해진다
보통 거센 태풍이 오면 폭염과 열대야의 기세가 꺾이지만, 종다리는 오히려 폭염과 열대야를 더욱 심하게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마 직후 한반도 상공에는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이 '이중 열 커튼'을 치고 태풍 3~8호 접근을 막아왔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 종다리의 경우 한반도에 접근하긴 하지만 발생 때부터 세력이 약했고 티베트 고기압이 태풍 발달을 막으면서 한반도 인근에서 더 악화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이어 "이번 태풍은 오히려 열대 해상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끌어 올려 고온다습한 공기를 한반도 쪽으로 유입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비가 와도 기온이 떨어지긴 어렵고 습기가 더해지며 야간 체감온도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상청은 이날 중기예보를 통해 29일까지 전국적으로 체감온도가 33도 내외까지 오르며 무더운 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당분간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열대야가 전국 곳곳에서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돼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안팎으로 올라 매우 무더울 것으로 보인다. 이날 낮 최고기온은 30~36도로 예보됐다.
주요 도시별로는 서울·청주 36도, 인천·전주·대전 35도, 춘천·광주 34도, 대구·부산·제주 33도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