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를 택배 차량에 태우고 다니며 얻은 유명세로 후원금을 받아 챙긴 택배견 경태의 주인이 실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주인의 수감으로 갈 곳을 잃은 경태의 근황이 전해졌다.
19일 유튜브 채널 '가족이라면서요'에 올라온 '택배견 경태를 아시나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
해당 영상과 동물단체 코리안독스 등에 따르면 경태는 지난달 심장 수술을 받고 현재 임시 보호자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12~13세로 추정되는 경태는 심장 판막에 이상이 있던 것으로 진단돼, 경기도 평촌의 한 동물병원에서 6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잘 진행됐으며 경태는 현재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태 아부지'로 불리던 전직 택배기사 A씨와 그의 여자 친구는 지난 2020년 몰티즈 종인 경태를 태우고 배달에 나서는 모습을 공개해 온라인상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 A씨가 2013년 화단에 버려진 경태를 발견해 키우게 됐으며, 경태가 분리불안 증세를 보여 트럭에 태우고 배달에 다니기 시작했다는 사연이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이에 A씨가 일하던 택배사는 경태를 '명예 택배기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후원금 사적으로 이용돼... 경태 상태 유기견보다 안 좋아
하지만 A씨가 자신의 여자 친구와 함께 2022년 3월부터 다른 반려견 태희의 병원비를 모금하면서 후원금 일부를 개인적인 빚을 갚거나 도박하는 데 쓴 것으로 파악됐다.
A씨와 그의 여자 친구는 사기와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고, 지난해 1월 1심에서 각각 징역 2년과 7년을 선고받았으며, 9월 항소심에서는 각각 징역 1년 6개월과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A씨가 구속된 뒤 그의 여자 친구 가족 측에서 강아지들을 데려갔으나 하루 만에 '아픈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다'며 임시보호소에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태의 임시 보호자가 '포기각서'를 받고 경태와 태희를 데리고 왔다. 다만 건강이 안 좋았던 태희는 올해 초 먼저 세상을 떠났다.
경태 임시 보호자는 "후원금이 어디로 갔나 싶었다. 유기견보다 상태가 더 안 좋았다"며 "경태가 선생님을 기다리는데 택배 옷 비슷하게 입은 사람 두 분을 보더니 막 쫓아가더라. 마음이 짠했다"라는 사연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