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안세영 7년 '하녀살이' 의혹에 재조명 된 김연경 발언... "빨래하러 왔나, 운동하러 왔나"


안세영 / 뉴스1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자마자 작심발언을 했던 배드민턴 안세영 선수. 여기에 안세영이 지난 7년간 대표팀 빨래와 청소를 도맡아 했다는 주장이 나오며 '하녀살이 논란'으로 번졌다. 앞서 지난 2월 안 선수의 부모가 협회 관계자들을 만나 잡무로 피해를 입었다며 개선책을 요구했지만 코치진이 '오래된 관습'이라 해결할 수 없다고 답변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배구 선수 김연경의 발언이 재조명되며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연경은 지난해 5월31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게스트로 출연해 대표팀 막내생활에 대해 털어놨다.


김연경은 "선배들은 세탁기를 쓰고 막내들은 손빨래를 했다"며 "당시 선배님들도 많이 있었고 규율이 심할 때여서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김연경은 막내들만 손빨래를 하는 것과 관련 "이거는 선배들이 시킨 게 아니라 팀 자체에 규율이 있다. 그게 전해져 내려오는 약간 그런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청소하기도 하고 그때는 빨래를 다 같이 모아서 후배들이 하는 시스템이었는데 빨래도 산더미처럼 많았다"며 "아침 밥 먹기 전에 청소도 해야 해, 늦잠 자면 혼나기도 했고, 늦잠 안 잔 척 뒤에서부터 쓸고 온 척 하다가 걸려서 혼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걸 1~2년 정도 하다가 '내가 지금 빨래를 하러 온 건지, 운동을 하러 온 건지' 모르겠어서 한마디로 들이받았다"고 말했다.


연봉 협상 당시 배구를 하러 왔는데, 배구 보다 빨래하고 청소하는 시간을 더 많이 쓰니까 개선해 달라고 직접 요청한 것이다. 김연경은 "(협회가) 들어줬다. 그런 게 많이 개선되면서 선수들이 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들이 많이 만들어졌다"고 답했다.


안세영의 부상 당한 다리 / 뉴스1


안세영, 인스타그램으로 입장 밝혀...변화 촉구


한편 안세영은 지난 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작심발언 11일 만에 또 한 번 입장을 밝혔다.


안세영은 "올림픽 우승 후 인터뷰 자리에서 부상에 대한 질문에 지난 7년간의 대표팀 생활이 스쳐가며 가슴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하게 됐다"며 "그 말의 파장이 올림픽 기간에 축하와 격려를 받아야 할 선수들에게 피해를 주었다"고 사과했다.


이어 "스무 살이 넘었지만 그동안 운동과 훈련만 파고들며 열심히 했지, 지혜롭게 인생을 헤쳐 나가는 방법은 아직 한참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배웠다"면서 "다시 한번 모든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선수와 관계자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과 심려를 끼려 드린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안세영은 "제가 궁극적으로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관습적으로 해오던 것들을 조금 더 유연하게 바뀌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에 대한 것이다"며 "'너만 그런 게 아니다', '넌 특혜를 받고 있잖아'라는 말로 문제를 회피하기보다 '한 번 해보자', '그게 안되면 다른 방법을 함께 생각해 보자'라는 말 한마디로 제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분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안세영은 지난해 과도한 국제대회 출전과 아시안 게임에서 입은 부상으로 고생을 한 것에 대해 "각 선수가 처한 상황과 구체적인 부상 정도가 모두 다르게 그에 맞는 유연하고 효율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기를 원했지만 현실에서 맞닿은 상황은 전혀 그렇지 못해 크게 실망했고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협회와의 갈등에 대해서는 "저는 협회와 시시비비를 가리는 공방전이 아닌 제가 겪은 일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있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며 "매 순간 나쁘다, 틀렸다가 아니라 이런 부분들이 바뀌어야 다 함께 더 발전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협회가) 시스템, 소통, 케어 부분에 대한 서로의 생각 차이를 조금씩 줄이고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상식선에서 운영되길 바란다"며 "협회 관계자자 분들이 변화의 키를 쥐고 계신 만큼 더 이상 외면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행동해 달라"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아직 부족한 것 투성이고 모자란 것이 많다. 하지만 누구도 나서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기에 두렵지만 나서게 됐다"면서 "앞으로 이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고 자칫하면 배드민턴을 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무섭게 밀려든다"고 전했다.